동북아 분쟁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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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분쟁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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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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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선임연구의원



최근 한·중·일간의 분쟁은 해묵은 민족간 감정의 충돌을 넘어서 국가의 명운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심각한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을 뒤에 세우고 아시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무모하리만큼 넓게 외교 전선을 형성하고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동북 공정에 이어 애국심에 호소한 중화주의의 본격적 시동을 걸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던 이 지역의 분쟁은 현재 전 인류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평화에 대한 수 많은 낙관적 전망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21세기엔 전면적인 전쟁도 사라지고 심지어 국가의 종말이 올 것이라던 핑크 빛 예측들은 지금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전통적인 한미동맹 우호관계의 이상기류를 보는 것도 불편하기 짝이 없고 그럴 확률이 크다고 보지는 않지만 저러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는 힘센 중·일이 갑자기 외교적 타협이라도 하면 우리상황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도 있다. 그 와중에 고집 불통의 북한은 밉살스럽기까지 하다. 적어도 우리 세대는 험한 꼴을 보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마저도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닌가 보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엔 이런 분쟁이 각국의 이해하에 발전적으로 원만하게 마무리 되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는 듯 싶다. 그런데 이런 분쟁을 보면서 역시 걱정되는 것은 관광이다. 미국도 9.11 이후 강경한 비자 정책등을 쓰면서 관광이 위축됐는데 이제는 중국과 일본도 편안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제넘는 남 걱정 같지만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을 목표로 인바운드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던 입장에서 최대 시장인 일본 관광객들을 포기 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고 일본도 천만명 입국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지경이다.
관광이 늘 후순위라는 것은 국가간 차이가 없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일본을 가려던 중국 관광객들 수요가 일부 한국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독도문제와 교과서 문제로 형성된 반일감정이 두려워 역시 우리의 최대시장인 일본 관광객들의 방한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다소 높게 설정되기는 했지만 2010년까지 외래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입장에선 뜻하지 않게 찬물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이래서 관광정책은 뜻이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관광이 지향하는 본래의 목적에서 되돌아 보면 낙담하고 주저할 시간이 없다. 사실 모든 지역적 분쟁이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이웃간 이해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서로 자주 접하고 알고 보면 모두가 동반자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관광만한 게 없다. 몰라서 생기는 오해가 이번 분쟁에서도 많은 것이 사실이 아닌가. 늘 주변 환경에 종속적인 결과만을 받아들여야 했던 관광이 주도적인 평화의 독립 변수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라건대는 한·중·일의 관광정책 담당자들이 나섰으면 좋겠지만 이것이 어려우면 민간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얼마전 한·중·일 관광포럼도 성공적으로 치루기는 했지만 추가적으로 우리 얘기만 하자면 현재 시점에서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이 중·일의 협회와 업계를 대상으로 더 활발한 관광 교류를 하자고 또 관광 교류를 가로막는 유·무형의 장애들을 없애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흩뜨러진 관광업계의 마음을 단합으로 이끄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바라는 대로 지역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중심 국가에 관광 방식과 내용으로 다가서는 일일 것이다.
부가가치세 영세율 종료에 환차손과 유가상승의 충격을 더해 동북아 분쟁에 시름이 더해가는 우리 관광 업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나서 관광이 우리 사회에서 근본적으로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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