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등장에 따른 공항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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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등장에 따른 공항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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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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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하면 미국의 사우스웨스트(Southwest) 항공사를 떠올리곤 한다. 1971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시의 제 2공항인 러브 필드 공항에서 당시 변호사이던 허브 캘러허(Herb Kelleher)에 의해 설립된 사우스웨스트는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해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미국 기업 중의 하나로 그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Ryanair가 유럽의 첫 저가항공사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등장한 저가항공사들은 저운임, 주요 도시의 제 2공항 취항, 서비스의 최소화, 단거리 노선 취항, 포인트 루 포인트(Point-to-Point) 운영, 신속한 서비스, 승무원의 효율적 운영(임금과 업무 범위 측면에서) 그리고 연결편을 제공하지 않는 등의 사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예약의 약 80%도 인터넷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저가항공사는 각국의 규제적 환경여하에 따라 전략 및 시장 점유율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최근 저가항공사의 등장은 항공운송산업 자체를 저비용 구조화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항공사로 하여금 구조 조정을 통한 시장 대응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생존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가항공사는 공항 사용료나 항공기 구매비용을 낮추어 종전의 철도나 도로를 이용하는 고객을 유인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기존 항공사의 고객도 상당 부분 유치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로써 주요 고객층을 여행객에서 비즈니스 승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흡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인프라의 공급 및 이용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혼잡하지 않은 제 2 혹은 제 3의 공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았던 저가항공사들은 자신들이 이용하는 공항을 해당 도시의 주요 게이트웨이로 부각시키고 있으며 저수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공항을 확장하는 계기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작 단계에 있는 아시아지역의 저가항공사들은 수요 확보를 위해 우선은 주요 노선과 자국의 대표 공항을 기반으로 운항하고 있고, 공항 이용에 있어서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와 달리 제 2 공항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운항 감축 및 중단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의 지방공항도 기존의 항공사 유치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가항공사의 육성을 통해 공항의 이용률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첫째, 발권라운지를 최소화(높은 인터넷 판매율의 반영)하고, 둘째, 자가 체크인 카운터를 설치하여 빠른 체크인을 유도하고, 셋째, 항공기 탑승과 하기가 동시에 가능토록 구조를 변경시키며, 넷째, 일반승객을 위한 라운지 만 유지하고, 프레스티지 승객을 위한 라운지는 설치하지 않도록 하고, 다섯째, 터미널 내 최소의 시설 만 유지하고, 사무실 공간을 단순화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여객과 화물 및 수하물 처리의 시간과 비용 절감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탑승교 등에 대한 시설 투자를 최소화하며, 항공기 주기를 위해 불필요하게 대기하는 시간을 없애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려요인을 토대로 국내 지방공항들이 고속철도의 등장과 고속도로의 확충으로 인해 항공수요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항공사의 유치를 통해 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방안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 국내 주요공항(김포·김해·제주 등)과 기타 지방공항의 경영을 분리하도록 한다.
둘, 국내 주요공항들은 기존의 두 항공사에 대한 기득권은 인정하되 지방공항에 대해서는 해당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가항공사의 경우 공항시설사용료 등의 혜택을 부여하도록 한다.
셋, 저가항공사를 유치하여 항공수요를 진작시키는 지방공항의 경우, 정부의 경영평가 측면에서 혜택을 부여한다.
현재 우리의 지방공항들은 저가항공사들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과 공항시설사용료 측면에서는 이미 그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구조를 가지는 저가항공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과 기존 항공사와의 경쟁이 가장 큰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항공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부문에 있어서 경험의 경제성을 살리고, 중·대형기 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기존 항공사의 국제선 운항횟수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경쟁을 펼칠 경우 기존 항공사, 저가항공사 그리고 지방공항 등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객원논설위원·홍석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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