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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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정책의 혁신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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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온통 혁신바람이다. 대통령의 뜻이고 보니 정부내는 물론이고 각종 공공기관과 사기업에서까지 혁신이 아니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여러 환경이 변했고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현재도 지탱하기 어렵다는 인식의 반영일 게다.
확실히 환경은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변한다는 것 자체로는 설명이 충분치도 않다. 늘 변해왔지만 최근의 변화는 변수의 당연한 변화가 아니라 절대 바뀔 일이 없다는 뜻의 상수변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 그 속도에 있어서는 인간의 수용력을 넘는다는 의미에서 'tan85'이상이라는 말도 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 정권교체마다 위기감 고조와 개혁의 기치가 없지 않았고 또 얼마지나 술자리에서나 안주삼을 한편의 에피소드로 전락했던 일을 한두번 봐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 한 때의 바람으로 혁신을 말하는데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관광정책이 일견 견조한 발전중으로 큰 무리가 없는 듯 보일 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게 사실이니 더욱 그렇다. 외래 관광객 방한은 교착(rock-in)상태에 있고, 아웃바운드는 양적증가를 질적 개선이나 국가 잠재력으로 수렴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국내관광 여건은 여전히 불편하고 보잘 것 없다.
세계관광기구 집행위원회 의장국과 가장 활성화될 ST-EP 재단의 유치등 쾌거가 있었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국제관광 정책의제를 선도하고 또 존중받고 있느냐 하는 부분은 명확치 않다. 관광발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인력부분은 너무 많은 대학이 관광학과 개설을 통해 졸업생들을 내고 있지만 이들의 사회 대응능력과 국제적 경쟁력이 충분히 연마됐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관광 상품의 콘텐츠는 어떤가.
관광상품에서도 고부가가치적 성격을 갖는다는 의료관광이나 컨벤션관광·크루즈관광·산업관광·역사문화관광의 발전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본질적이라 할 관광자원의 개발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치적 관점과 이해관계로 오염되어 선택과 집중의 효율성을 잃고 특화를 전제로 한 성공적 개발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관광업계는 산업전체의 구조에서 여행사가 대다수를 차지함으로써 업계전반의 안정적이고 균형적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상당수 업체의 경영도 여전히 주인의 입장이 앞서는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답답한 것 중의 하나는 관광정책주체들의 움직임이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는 인사혁신을 강조함으로써 관광정책의 전문성 약화를 비용으로 치루고 있어 세계화와 지방분권등 환경변화에서 제 역할이 무엇인지 찾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각급 지방자치단체들의 관광정책은 여전히 정치성을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다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미래의 유예비용을 피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신임사장 취임을 계기로 달라질 것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뚜껑이 열리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 있다. 각 사업자 단체들은 업종과 지역단체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대립국면을 유지하고 있고 그나마 중앙회조차 구심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된 것을 부인하기도 어렵다.
꼭 유행적 이데올로기에 따르지 않더라도 간단한 살핌만으로 지금 우리 관광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런 상황을 극복할 혁신 주체세력을 좀처럼 우리 안에서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관광에 강력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김상태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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