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관광
상태바
2006년 한국관광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뒤돌아보면 지난 한 해 우리나라의 국제관광은 매우 당황스러운 국면이 지속돼 왔다. 내국인 출국자는 사상 최초로 1000만명을 넘어서고, 불과 2년전 대통령이 선언했던 2008년 외국인 방한객 1000만명 유치 목표는 3년을 앞둔 현재 600만명을 민망하게 넘기는 정도에 그쳤다. 이로 인한 국제관광수지는 60억불의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국제관광에서의 참혹한 결과는 내년에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 아웃바운드는 1150만명, 이에 반해 인바운드는 650만명 선으로 국제관광수지는 70억불 적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제관광의 결과가 관광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이 지표의 상징성만큼은 결코 적지 않다. 전국민이 우려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도메스틱과 아웃바운드·인바운드의 실패가 사실은 동일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다.
그동안 이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심리도 적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있어 여유가 있었고 아웃바운드가 단순 소비가 아니라 국민의 세계화 교육을 위한 중장기적 투자라는 점을 들어 애써 그 심각성을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재경분야의 기관들은 이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경상수지의 흑자를 이제는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 수지의 적자가 위협하고 있다는 걱정이다. 오죽하면 이와 관련된 TV 공익광고까지 나왔겠는가. 우리에겐 국가경제가 어려웠던 60년대, 70년대와 90년대 말 관광이 국가경제의 기반조성과 위기극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 관광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실망스러운 점이 적지 않다.
국제관광에서의 거시 지표에 대해 당국이 무한책임을 질수는 없고 지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정부를 살펴보면 비상(非常)상황에 대한 상(常)시적의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국제관광지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대세라거나 맡은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이같은 항변에 수긍할 점이 적지 않다. 아웃바운드만 해도 국내 교육시스템의 실패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 정부가 올해 관광산업을 수출 산업으로 지정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고 관광레저도시와 남해안, 경북유교문화권, 서해안권, 지리산권 등 광역관광권 개발사업을 크게 일으켜 왔던 것도 사실이다.
세계관광기구(WTO)의 의장국으로서 국제관광계에서 주요역할을 했고 APEC정상회의 등 일련의 세계적 행사도 비교적 원만히 치러냈다는 것도 틀리지 않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너무 가혹한 질문이지만 적어도 책임있는 당국과 관련주체들이라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짧은 소견이지만 우리의 지난 40년간 계속해 온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은 이제 그 시효를 다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정책기조와 내용으로는 작금의 상황을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늘 위기에서는 출발선과 근본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책의 근본은 정책 기조와 관점, 관계법령, 예산, 조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책기조의 핵심은 분권화가 관건이다.
중앙정부가 장악해 오던 것을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에 어떻게 원활하게 넘기고 중앙의 역할을 새롭게 세우는 것이냐의 문제다. 관계법령은 관광의 사회적 역할을 빼지도 보태지도 말고 분명히 하고 이러한 토대하에 기조와 관점을 법률내에 원활하게 반영하는 일이 중요하다.
예산은 앞서의 논리로 절대적 수준에서 확대해야 할 뿐 아니라 예산과 기금을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성과와 효과를 철저히 계산하는 효율구조로 재탄생 할 필요가 크다. 조직은 레비아탄이다. 관광전체의 발전 맥락과 관계없이 스스로 자기증식 관성이 있게 마련이다. 이젠 이 구조를 철저히 부숴내야 한다.
역사적으로 그렇듯이 내년 병술(丙戌)은 평탄지 않은 한해가 될 수 있다. 위기가 곧 기회다. 내년 한국관광 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 본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