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과 교통서비스
상태바
관광진흥과 교통서비스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가족들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국제관광수지 적자가 너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아이들 조기유학도 보내지 못하는 입장에서 아이들 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할 것 같았다.
더구나 늘 혼자 해외출장을 다니는 터라 평소 집사람에 대한 미안함도 그렇고 이전엔 아이들이 너무 어려 큰 돈 들여 다녀온 여행을 기억조차 못하면 좀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과의 여행은 매우 즐거웠다. 오랜만의 가족들과의 여행이라는 면에서도 그랬고 전체일정의 무난함이나 숙박, 식사, 옵션 관광의 질 등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몇 년 전부터 정부와 함께 노력해온대로 패키지 관광중 노팁 (No-Tip)은 물론이고 옵션이나 쇼핑 강매와 같은 부적절한 행태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만 현지 가이드들의 전문성 수준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관광의 장점은 여행사와 관광객간의 우열관계에서 발생하는데 그것은 현지 정보력, 언어 소통력, 가격 협상력 등 전통적 우위요소와 함께 상당기간 우월성이 훼손되지 않을 귀찮은 일을 덜어주고 고객의 안전을 도모하는 등 인적 서비스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지 가이드들의 전문성과 직업의식은 1000만명 해외여행시대에 되짚어봐야 할 과제로 보여진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비교적 괜찮던 이 여행의 끝은 별로 좋지 않았다.
여행을 마치고 나름대로 긴 비행시간을 거쳐 짐찾기와 CIQ를 거쳐 지친 상태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했다. 그때 택시 운전사가 “미터기대로는 못갑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주체하기 어려울 만큼 화가 치밀었다. 목적지에서 다시 공항에 들어올 손님이 없으니 미터기 요금보다 2만원을 더주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 집사람이 택시기사도 어려운데 이해하자고 하고 아이들 앞에 흉한 꼴도 보기 싫어서 그냥 타고 갔지만 그로 인한 불쾌감은 며칠동안 쉽게 떠나질 않았다.
전 세계 택시란 것이 선진국이라는 미국을 포함해서 대부분 그렇기는 하지만 이런 상태로는 정말 곤란하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우리나라의 첫인상을 주거나 혹은 여행을 마친 관광객들이 여행을 최종적으로 결산해보는 자리가 택시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중요해서 수십 년 전부터 공항내 택시 서비스를 위해 외국어 교육, 친절 교육 등 수많은 정책을 써왔던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시 10대 불편사항에 택시 기사의 서비스가 지적돼온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늘 6, 7위에 랭크되어 있을 만큼 큰 문제이면서도 관광행정업무가 과거 교통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이관된 후 제대로 점검되지 않고 있는 부분인 것이다.
더구나 여행만족이란 것이 참으로 예민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서 다 좋다가도 하나만 나쁘면 전체가 나빠지기도 하고, 하나가 확실히 좋으면 모든 것이 좋아지는 특성이 있다. 이때 여행을 가장 망치기 쉬운 것이 사람으로 인한 불친절이다.
국민해외여행 1000만명 시대에 외래관광객 1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내세울 만한 것이 환대(hospitality)밖에 없지 않은가. 높은 항공료와 호텔비는 그렇다 해도 자연, 인문 자원중에 경쟁국들에 비해 훨씬 낫다라고 할만한 것이 그다지 없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파업을 마음 졸이며 보는 것으로도 모자라 공항내 택시들의 후진적 태도를 보는 입장이 결코 편하지 않다. 이제라도 관광진흥을 위한 교통부문과의 협력을 무겁게 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