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수준에 걸맞는 부품산업의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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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수준에 걸맞는 부품산업의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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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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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동안 한국자동차의 국제경쟁력이 부쩍 향상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경제성장의 부진과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수요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세계 최대의 시장 규모와 최고의 경쟁강도를 지닌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한국차의 선전이 돋보인다.
수출물량의 확대 뿐 아니라 차종도 종래의 중소형 위주에서 대형차와 SUV 등으로 고급화되고 있어 선진 자동차로서의 면모에 손색이 없다고 하겠다.
그런데 완성차의 품질이나 성능은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2만개 이상의 부품과 이들의 시스템적 통합능력에 의해 크게 좌우되므로 완성차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부품업계의 수준향상이 따라줘야 하며, 또한 완성차 업체의 부품조달체계 및 부품기업과의 협력관계가 잘 이뤄져야 한다.
더구나 요즈음의 자동차 제조방식은 생산성제고와 비용절감을 위해 종래 각 단일 부품들을 생산라인에서 조립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요 부위별로 여러 부품을 유니트화한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 경우 모듈을 만드는 1차 부품업체의 독자적인 기술과 설계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산업은 그간 완성차의 발전에 따라 크게 동반 성장했지만 선진국 수준에 도달돼 있는 완성차업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규모나 기술력, 자본력, 연구개발 등에서 선진국 부품업계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그리고 완성차업체와의 거래관계도 개선돼야 할 사항이 많다.
2003년도 매출액 기준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를 보면 60%가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며 프랑스도 8개사가 있으나 한국 기업은 현대모비스와 (주)만도 2개사 뿐이다. 기술경쟁력도 부품설계능력이나 생산설비 면에서는 선진국의 70%내외 수준에 불과하며, 기술개발 인력의 비율도 종업원 수의 1.6%로 우리 차의 주 경쟁국인 일본의 7.7%에 비해 현저히 낮다.
우리나라 1차 부품기업 수는 IMF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 폭 감소되긴 했으나 아직도 870여 개 사로 (2003년 기준) 한국의 완성차 생산규모에 비해 과다한 편이며 각 완성차업체들의 협력업체 수도 예컨데 현대 350개 사, 기아 390개 사, GM대우 270개 사등으로 도요타의 협력업체 230개 사, 닛산의 160개 사 등에 비해 약 2배가 많다.
규모의 영세성을 탈피하고 모듈화에 대비한 능력 제고를 위해서는 1차 부품기업의 수가 더욱 축소되고 각 완성차 업체가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 수도 줄여야할 필요가 있다.
완성차업체와 부품기업 간의 거래관계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부품업체 중 약 50%는 1개 완성차와 단독거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완성차업체는 각 부품에 대해 대략 3개 사와 복수거래를 하며 부품회사도 대체로 3개 사의 완성차업체와 거래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완성차는 복수의 부품업체를 유지하며 경쟁을 촉진시키고 부품업체로서는 복수의 완성차와의 거래를 통해 물량확보와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도요타의 경우 부품기업과의 장기적인 거래로 협조와 신뢰관계를 촉진하고 소수의 부품기업 간 경쟁 유발을 통해 비용과 품질개선 능력 구축을 가속시키며, 발주 시에는 부품의 개발·생산·검사 등 관련 전 과정을 일괄 외주화 함으로서 부품기업이 융통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코스트다운이나 품질향상을 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 선 한국의 자동차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시장 경쟁에서 지속적인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상대적으로 낙후된 부품산업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 올려야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부품업계 스스로 가일층의 능력구축 및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완성차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지도적 역할과 거래관계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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