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줄이기 캠페인==택시 새벽 교통사고
상태바
사고줄이기 캠페인==택시 새벽 교통사고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5.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택시운전자들에게 밤은 민감한 단어다.
매일 같이 낮과 밤은 계속되고 있지만 택시영업에 있어 낮과 밤은 크게 다른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것은 운송수입금의 수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택시운송수입금을 놓고 주간과 야간을 대비해 보면 주간을 100으로 봤을 때 야간은 125% 정도로 표현된다. 수입금이 평균 25% 가량 야간에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주된 이유는 낮 시간대에 자가용 승용차의 통행이 많기 때문에 도로가 자주 정체돼 승객이 많아도 영업운행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반면 야간은 퇴근 시간이 지나면 자가용 승용차가 급격히 줄어들어 그야말로 달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승객만 있으면 야간시간대의 운전이 수입을 올리는데는 그만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야간운전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바로 그것이다. 시야가 차단돼 운전자의 운전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며 특히 차선의 식별이나 다른 자동차의 위협을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주간에 비해 사고 위험이 크게 증대된다.
또한 야간에만 영업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중 운전을 한 운전자라면 밤시간에는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도 뒤따른다. 운전자가 피로를 느낄 즈음이면 안전에는 비상등이 켜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밤과 낮의 운전에 대한 선택의 기회가 부여된다. 말하자면 운전자가 희망할 경우 주간만 운전할 수 있고 반대로 야간운전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고 실제로는 주간과 야간조를 나누어 격주로 주야간을 반복해 운행토록 하는 것이 택시업계에 일반화된 관행이다.
문제는 택시가 야간에 운행을 할 때 더욱 교통사고의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야간운행을 기피할 수도 없다. 택시운송사업이 시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운송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택시운송사업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야간운전이 수입을 올리는데 유리한 반면 안전에 문제의 소지가 높다는 점을 참고로 할 때 그렇다면 시간대를 야간에서 새벽으로 옮겨 생각해보자. 이 경우 사정은 어떻게 달라질까.
새벽시간대 즉 오전 4시 이후 6시를 전후한 시간을 일반적으로 새벽이라 할 때 이 시간에도 도로에는 여전히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보통의 경우 택시회사에서의 운전자들이 교대시간을 4시를 전후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그날의 근무를 시작하는 운전자가 많다.
새벽 4시 무렵이면 도로는 승객도 거의 없고 보행자나 다른 자동차의 운행도 뜸하다. 따라서 택시영업 측면에서는 이 시간대가 특별한 매력을 갖지 못한다. 그렇지만 영업이 시원찮다는 이유로 이 시간대에 운행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택시는 어쩔 수 없이 새벽에 도로에 나서야 한다.
이 때 안전문제는 어떤가. 전문가들은 이 때를 교통안전의 취약시간대로 규정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가 적으므로 일단 도로에 나선 차량의 운행 속도가 빨라진다. 그것도 신호기가 없거나 띄엄띄엄 설치한 곳은 자동차들의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신호등이 없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 역시 현저히 높아진다.
둘째, 보행자가 거의 없으므로 횡단보도 정지신호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셋째, 새벽시간대 운전자는 대부분 잠에서 깨어난지 1시간 내외의 상태로 그때까지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로환경에 놓인다는 것은 신체가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시간대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그다지 높지 않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이 시간대에 운행하는 자동차대수가 많지 않고 유동인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새벽시간대의 교통사고는 대부분 대형사고로 기록돼 있다. 앞서 언급한 사고요인을 감안하면 사고는 대부분 과속에 의한 것이며 더러 졸음을 이기지 못해 일어난 사고도 포함돼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택시의 새벽 교통사고 사례는 현실적인 여러 가지 문제점을 시사해준다.
김성택씨(44)는 택시운전 경력 8년차의 성실한 운전자다. 그가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2003년 12월, 꼭 2년 전의 일이다.
그는 오전 4시부터 근무에 나서는 주간조로 그날도 새벽잠을 개 교대근무에 나섰다. 그는 전날 막내동생 결혼식에 참석해 약간의 음주와 늦은 귀가로 잠을 평소보다 2시간 가량 덜 잤다고 한다.
갑자기 추어진 날씨에 근무를 시작하자 말자 히터를 올리고 도로에 나선 김씨가 첫 손님을 만난 것은 4시 40분경. 구로에서 사당동 방면으로 가는 젊은 남성 승객을 만난 것이다.
그는 평소대로 익숙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남부순환도로는 신호가 적고 달리는 차도 거의 없었으므로 속도를 높여 운행하기를 10여분, 룸미러로 쳐다본 승객은 벌써 잠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잠시 김씨가 졸음이 온다는 사실을 느낀 것은 불과 5분 가량이 지나면서였다. 졸면 안된다는 생각에 김씨는 차창문을 약간 열고 운행을 계속하는데 김씨의 택시 옆으로 승용차 두 대가 쏜살처럼 추월해 나갔다. 거의 시속 150㎞로 느껴졌다고 한다.
김씨는 졸음도 쫒을 겸 엑셀러레이터에 힘을 가했다. 차에 속도가 붙어 바짝 긴장한 김씨가 부스럭 소리에 다시 잠든 승객쪽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순간 도로는 우측으로 급히 꺾어졌고 김씨가 재빨리 핸들을 돌리는 사이 느닷없이 신호대기중인 자동차 몇 대가 코앞에서 발견된 것이다.
김씨는 정면 추돌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급히 부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꺾는 순간 차체 좌측이 앞에서 있는 승용차 후미를 추돌하면서 도로 바깥으로 튕겨져 나왔다.
정신을 차린 김씨가 주위를 돌아봤을 때는 이미 병원에 실려온 다음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머리에 타박상을 입고 4주를 입원가료하라는 진단을 받았고 승객에게는 3주의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차체는 심하게 훼손돼 사용연한이 1년 가까이 남았지만 결국 폐차처리되는 것으로 회사가 결정했다.
김씨는 자신의 사고에 대해 첫째 과속이 원인이 됐다는 점, 둘째 수면부족 및 난방으로 인한 졸음, 셋째 승객에 신경을 써는 등 어두운 도로를 감안하지 않고 전방주시에 태만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택시에는 그와 같은 유형의 사고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저의 경우도 피해가 작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주의를 해야지요".
새벽은 어떤 의미로 교통사고의 원인이 가장 뚜렷한 시점일 수 있다. 과속에 시계 불량, 졸음 등이 겹치기 때문에 언제 어떤 형태의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때의 안전운전 요령은 무조건 속도를 낮춰 법정 속도를 지키는 일이다. 또한 사고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
보행자가 없다고 무관심하는 것도 사고의 원인 될 수 있다. 도로위에 운행중인 차가 거의 없을 때는 보행자가 신호와 상관없이 보행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사고도 적지 않다.
새벽은 이래저래 운전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시간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