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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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개통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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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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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이면 고속철도가 개통된 지 2년이 된다. 우리나라는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 이어 세계 5번째 고속철도 운행 국가가 됐다.
현재 고속철도는 1단계가 완성돼 신선 239km 구간, 기존선 451km 구간을 운행하며, 경부선 9개역과 호남선 11개역에서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고속열차의 1일 운행회수는 주중 132회, 주말 142회이며 2005년 1월부터 11월까지 고속철도 평균 좌석점유율은 약 70% 수준이다.
노선별로는 경부선이 79%, 호남선이 44% 수준이며, 요일별로는 주중이 65%, 주말이 35% 수준이다. 2004년 4월 개통 당시 하루 이용객이 약 7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10만명으로 늘어나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속철도 개통 후 지역간 교통수단, 통행행태, 도시공간 등의 변화에 대한 특징은 국토연구원의 한 연구에 잘 분석돼 있다. 즉 고속철도에 의한 여행시간 단축으로 서울∼부산, 서울∼대구, 서울∼목포, 서울∼광주 등 중장거리 통행에 경쟁관계에 있던 항공·고속버스·일반철도를 이용하던 여객이 고속철도로 많이 전환됐다.
장거리 여행자의 경우 목적지에서 업무수행을 위한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당일 귀가 이용객이 크게 증가했다. 고속철도를 이용한 레저·관광통행은 주말보다 주중이 오히려 많았고, 큰 병원이용자는 지방에서 고속철도로 서울에 위치한 병원으로 통행하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고속철도 정기권 이용자는 전체 승객의 2.4% 수준인데 이들의 분포를 보면 서울∼천안이 42%로 가장 많고, 서울∼대전이 23%, 대전∼천안 20%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천안과 대전지역이 고속철도에 의한 서울 통근권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일본 신칸센의 정기권 이용자 5.6%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요금혜택 등의 유인정책 여하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전시가 철도 역사를 중심으로 업무, 상업 기능이 공간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또 기존의 교통체계를 정비, 개선하는 대책이 많아진 것은 고속철도 개통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유추된다.
지난 2년간 고속철도가 운행됨에 따라 지역간 중장거리 교통수단 분담율 변동, 승객의 통행행태 변화, 정차역의 도시 공간구조와 교통체계의 정비 및 개선은 고속철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도 당초의 기대나 예측과 빗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개선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고속철도 운행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국토의 공간구조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고속철도는 지역간 이동성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수도권 인구 및 기능분산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즉 수도권 인구와 기업이 천안, 대전 등으로 분산함으로써 해당 도시에 역사중심의 역세권 개발, 도시재개발 및 재건축 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이나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고속철도는 1일 교류가능 권역을 확대하기 때문에 정차도시로의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업무·회의·상업·문화시설이 유입함으로써 지역총생산 증대에 크게 기여하였다.
따라서 고속철도를 국토 및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현재 계획중에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도시는 역사를 중심으로 업무, 상업, 주거 기능이 대폭 확대되고 도시재개발 및 재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기존의 교통체계가 개편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차도시 마다 레저·관광·도소매·숙박·운수업종의 매출액이 두드러지게 성장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외국의 역세권 개발사례를 보면, 기존 역사 및 인접지역 개발형과 신시가지나 미개발지내 역사신설 및 주변지역 개발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프랑스의 릴은 전자, 일본의 신요코하마는 후자의 예에 속한다.
따라서 고속철도 정차도시는 역사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의 토지이용 극대화, 도시성장 산업 유치, 교통망 정비, 도시미관 정비, 대중교통 및 녹색교통 확충 등을 통하여 도시를 리모델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고속철도의 여객수송량이 하루 15만명으로 예측됐으나 실제로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노선별로 보면 호남선의 경우 개통 2년이 된 지금도 좌석점유율이 5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앞으로 여객수요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열차운행 시격, 운임체계, 정기권 제도, 타 교통수단과의 경쟁관계, 이용승객에 대한 서비스 등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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