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광수지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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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광수지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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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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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제관광수지 적자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작년 연말 예측대로라면 지난해 62억달러의 적자에서 올해에는 7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98년 42억달러의 흑자추세는 단 3년만에 적자로 환원되고 2001년 이후 4년간 적자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오고 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까. 우리나라 국제관광수지 적자는 일차적으로 급속한 국민해외여행의 증가에 그 원인이 있다. 1999년 이후 200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두 자리 수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하거나 인위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위기이다. 다만, 국민해외여행의 증가율이 외국의 경우나 실질경제성장률을 넘어서는 현상을 정상적이라고 볼 것이냐에 대해 매우 다양한 시각이 있다.
참고적으로 작년 우리나라 국민의 18.3%가 해외여행에 참여한 반면, 영국은 128%, 독일은 90.5%로 나타났으나 EU를 단일국가권으로 보면 직접 비교가 어렵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13.2%로 경제수준이 높은데도 우리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대만은 34.3%이나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 본토방문이라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다. 특이한 것은 미국이 21%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정책측면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 인바운드 성장의 부진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사실은 어떨까. 1970년에 겨우 17만명에 달하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1978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고 1991년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00년에 500만명을 달성했다. 이후 2005년 사상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견조한 성장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문제라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세계 11위 교역국)이나 국민 해외여행규모에 비해 부진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과연 우리나라가 몇 년내 국제관광수지 균형을 이룰 수는 있는 것일까? 그 전에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국제관광수지측면에서 65개국을 분석(한국은행 2005년)한 결과 흑자지속국, 적자지속국, 흑자전환국, 적자전환국, 적자 또는 흑자 반복국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주요한 관심이 되는 흑자전환국은 미국(1988), 호주(1990), 뉴질랜드(1986), 말레이시아(1990) 등 10개국에 달했다. 여기에서 특기할만한 점은 우리나라는 수치상으로는 반복국이지만 실제로는 적자지속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과 흑자전환의 시기는 구미의 급속한 경제성장시기인 90년대 중반 이전의 일로, 1990년대 후반 이래 국제사회에서 한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관광수지 적자의 흑자전환이 일반적 상황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정책목표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우선은 정책의 목표를 달성이 어려운 균형화나 흑자전환보다는 적자의 일정한 축소 정도의 현실적 수준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우리의 관광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얼마간의 외화를 벌어오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구조와 내용을 바꾸어야 된다는 절박성으로 관광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크다.
셋째로는 관광진흥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정부와 공기업에 의한 직접적인 관광사업경영이나 개발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급속히 변화하는 관광시장의 요구에 공공부문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넷째로는 관광에 대한 정치적 오염을 줄여야 한다. 이제까지 관광진흥과 관광개발이 엄밀한 수요예측이나 과학적인 미래전망에 기초하기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우선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와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는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관광자원을 만들고 상품화해야 한다. 국제관광에 있어선 당분간 서울과 부산, 제주 정도가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현실에선 서울과 부산의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제한적이다. 관광수지의 문제가 절박하다면 현재 논란중인 제2롯데월드나 경인운하, 디즈니랜드 등의 건설이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너무 많은 지역이 국제관광을 위해 개발과 참여에 뛰어드는 일은 우려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준비될 일이지만 한정된 예산 등 정책수단을 가지고 다양한 목표점을 유지하는 것은 전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논의와 검토가 활발히 일어나야 국제관광수지의 균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관광연구실 실장>

※ 이 논단은 국정브리핑(www.news.go.kr) 사이트에 '이슈특집=희망한국 2006특별기획<서비스산업이 경쟁력>’이라는 시리즈에 게재된 김상태 박사의 원고로,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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