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교통안전 캠페인=승객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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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 교통안전 캠페인=승객의 역할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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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가 사회적으로 교통사고 다발 운송업종으로 인식되고있는 것은 최근 몇차례 전세버스의 대형교통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전세버스는 1회 운행시 25명 이상 다수 인원이 탑승하기 때문에 1회 교통사고당 인명피해가 다른 어느 사업용 자동차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같은 다인승 사업용자동차인 시내버스나 고속버스의 경우와 비교해도 전세버스의 교통사고 피해율은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운전종사자의 안전에 관한 의식부재나 운전기술의 열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세버스의 운행특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일정한 노선을 매일같이 반복운행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지리정보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운행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운전자가 운전업무에 적응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주로 대도시지역을 운행하므로 교통체증 등으로 과속운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운전자의 운전미숙이나 지리정보 미숙지, 과속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야기할 확률이나 가능성이 낮다.
대신 좁은 도로 위를 많은 자동차와 어울려 가다서기를 반복해야 하므로 사소한 접촉사고가 많은 특징이 있다.
고속버스의 경우는 더욱 규칙적인 운행패턴을 갖고 있다. 운전자는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운행스케줄에 따라 비교적 운행여건이 양호한 고속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역시 운전미숙이나 지리정보 미숙지 등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낮다.
반면 대부분의 전세버스 운행특성은 이와는 판이하다.
일정한 노선을 갖고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도로가 고속도로나 국도만을 다니는 것도 아니다. 운전자가 스스로 경로를 선택해 최적코스를 운행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생면부지의 장소를 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또 승객의 주문에 의해 경로가 바뀔 가능성도 언제나 내재돼 있다. 휴식이나 경유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운전자는 운전시간대 하루 운전량, 경로, 주야간 선택 등을 임의로 결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운행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되는데 이같은 운행특성은 전세버스 교통사고의 근원적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단체관광이나 연수활동 등에 나서는 승객들은 일상적 긴장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즐기고 기분을 내곤 하는데 이 때문에 전세버스를 이용한 이동상황에서도 음주의 유혹, 차내 가무의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 점이 전세버스가 다른 여객운수사업용 자동차와 전혀 다른 운행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세버스 운전자가 전세버스의 운행특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교통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에게 운전에 충실한 근무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래야만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 안전운전은 물론이고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운전에 정성을 쏟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전세버스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행락기분에 젖어 운전자에게 수시로 이런저런 요구를 해온다거나 운행도중 당초의 운행일정의 변경을 요구한다든지 하면 운전자는 곤혹스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승객의 요구가 단순히 이동경로를 조정해 달라는 수준이라면 운전자로써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겠지만 이를 넘어 이동중인 실내에서 음주를 허용해달라거나 가무를 위한 노래반주를 부탁하는 등의 일탈행위에 대한 요구 등이다.
최근들어 이같은 승객의 요구가 운전자에게 수용되는 사례는 크게 줄었다고 하나 나들이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이같은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전세버스 운전자 역시 그같은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옳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통제받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운전자 스스로의 판단에 맡겨진 상황에서 여행분위기에 편승해 알게 모르게 이를 허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를 거절할 경우 승객들은 공공연히 별도의 금품을 제공하면서 운전자에게 차내 가무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는데, 상황이 이쯤되면 이를 끝내 거절하지 못하는 운전자도 있다는 것이다.
사고는 이같은 상황에서 싹이 튼다. 누구에게도 통제되지 않는 여건이 마련돼 있고, 여기에 나들이 기분에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으로 흐르는 차내 분위기, 금품의 유혹, 그리고 오랜 관행으로 치부하는 편의적 인식 등이 교묘히 결합돼 결국 차내 음주와 가무가 이뤄지게 되고 그런 식으로 교통안전을 지탱하는 근본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차내 분위기가 승객의 음주와 가무로 혼란스러워지면 운전자에게 심각한 악영향이 미쳐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마이크를 통해, 스피커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음악소리가 운전자의 청각을 장악하는 한편 흐트러진 분위기는 운전자의 정신자세 마저 해이하게 만들어 운전에 전력해야 할 운전자가 실내의 대화나 향응에 신경을 쓰는 등 주의력을 분산시킨다.
운전자의 주의력이 분산된다는 것은 교통상황에 대처하는 운전자의 대응력을 떨어뜨려 위험한 상황에 제대로 반응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도로에서의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평상심을 갖고 운전하는 운전자라면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도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따라서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 교통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지게 된다.
이상에서 따져본 바와 같이 전세버스 승객들의 무리한 요구는 결국 승객 스스로의 안전을 해치는 독약이 될 소지가 높다. 아무리 운전을 잘하는 운전자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돼 불행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세버스의 경우 교통안전 문제에 있어 승객의 역할은 결코 무시되거나 간과돼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세버스 승객의 안전띠 착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전세버스업계에서는 승객 안전을 위해 차량 운행시 반드시 승객에 안전띠 착용을 요구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출발전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운전자가 운행을 시작하면 일부 승객들이 탑승불편을 이유로 슬그머니 안전띠 착용을 해체하기도 하는데, 이는 만약의 사고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는 생명선을 스스로 풀어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역시 운전자나 도로상황 등과는 무관한, 승객의 안전무의식의 산물이다.
따라서 전세버스 안전문제는 승객에게도 일말의 책임소재가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세버스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에 관한 홍보활동은 물론 탑승직후, 운행전후 운전자의 안내에 충실히 따라줄 것을 충분히 인식시킬 필요성이 거듭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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