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특별위원회의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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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특별위원회의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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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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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관광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며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서 사상 처음으로 관광산업특별위원회가 창립되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4대 경제단체 중의 하나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산업계의 대표단체가 아닌가. 여기에서 드디어 관광을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서, 또한 관광산업을 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전략산업으로서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대외무역법 시행령을 통해 관광산업이 수출산업으로 인정된 것과 함께 관광산업이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경련의 관심에 화답하듯 문화관광부 장관은 매우 뜻 깊은 연설을 했다. 이날 장관은 “21세기 한국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다섯 가지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첫째는 향후 관광발전을 민간주도로 해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한 숙제였다. 계획경제 하에서 시장경제로의 진입 신호탄인 것이다. 사실 지난날 자본력과 정보력에서 민간보다 훨씬 월등했던 정부는 시대적 불가피성과 상대적 우월성으로 절대적인 결정권한을 행사해 왔다. 이는 상당기간 정부주도의 관광진흥이 실효성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정부주도의 사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관광객 수요와 행태의 급속한 변화, 관광업계 경영환경의 변화 등에 적절히 대응해 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는 주요 관광지역을 방문해 최근 정부가 개발한 것과 민간이 개발한 것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얘기다.
둘째는 네트워크를 언급했다. 거버넌스를 말하는 것이다. 수많은 정책과 개발사업들을 정부가 정하고 실행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관련주체들의 진솔한 대화를 통한 합리적 역할 분담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셋째는 창의력과 콘텐츠를 말했다. 한국관광의 자원 경쟁력에 대한 많은 회의와 비관적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자원화나 상품화에 이르지 못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맞다고 본다. 5천년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모습을 드러내 본 적도 없고, 최첨단 IT과학 국가라는 것도 관광에서는 제대로 활용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넷째는 다른 산업과의 복융합을 제시했다. 관광의 본질이 무엇인가. 관광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그런 면에서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의료, 회의, 교육 부문의 결합 발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굉장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실적인 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의지에 따라 풀지 못할 바도 없다.
다섯째는 지역의 관광역량이 정리됐다. 즉 관광과 관련한 중앙정부의 권한이 대부분 지방에 이양되었는데, 이는 시대적 추세이기도 하지만 관광측면에서 다양화와 차별화는 핵심적 문제이기도 하다. 어딜 가나 똑같은 모습, 똑같은 행사, 똑같은 먹거리와 기념품으로는 더 이상 경쟁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까지 장관이 발표한 정책방향의 의미를 간략하게 살펴봤다. 지금도 새로운 관광정책 방향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좀더 중요한 정책방향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나라의 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렇게 뚜렷한 다섯 가지 정책으로 정리하고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다면 일단은 크게 평가할 일이다.
관광산업특별위원회의 의미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위원회의 구성이 관광진흥법상의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항공사와 철도공사, 물류?유통 관련업체들도 함께 구성되어 있다. 충분치는 않지만 관광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개방체계가 도입된 점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형식과 모양내기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큰 조직이다. 여기에서 주목받고 더 많이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업들이 정리되어야 한다. 1만3천개 관광사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참여만이 유일하고 지속적인 추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끝으로 관광산업특별위원회 창립에 힘을 보탠 모든 분들에게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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