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현대자동차 경영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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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현대자동차 경영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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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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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환경이 금년 들어 갑자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의 급등과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압박을 받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검찰수사와 그룹총수의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 여기에 올해도 예외 없는 노동조합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이 단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1960년대 자동차산업의 불모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기업가 정신과 각고의 노력으로 누차의 위기를 극복하고 개도국의 후발주자로서 유일하게 세계적 자동차메이커로 성공한 기업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품질의 대폭 향상과 수출의 급증, 해외현지공장 건설확대 등 글로벌 경영의 가속으로 선진 자동차 대 메이커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했으며, 2010년까지 국내외 생산 5백만대를 달성, 세계 5위의 대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작금의 현대자동차 상황을 보면, 현대그룹의 이러한 성공과 발전이 심화되고 있는 세계 대 메이커들 간의 치열한 경쟁과 견제 속에서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는지 의문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세계적 대 메이커 반열에 올라섰다고는 하나 향후 이들과의 경쟁을 뚫고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와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요한 몇 가지만 지적해 보자.
우선 낮은 생산성의 문제이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경쟁력의 중요 요소가 되는 노동생산성이 우리의 주 경쟁대상인 일본업체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예컨대 토요타와 비교 시 1인당 생산대수는 도요타의 82%, 1대당 노동시간 수(맨 아우어 생산성)는 65%, 부가가치 생산성은 37%에 불과하다. 이러한 노동생산성의 향상 없이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달해있는 고임금과 높은 원자재가격 등으로 고비용·저효율의 늪에 빠질 우려가 크다.
들째, 품질에서 현대차의 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최근 품질조사에서는 외국 일류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는 발표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신차의 초기 품질에 한한 것이며 3년 후의 내구품질조사나 5년 후의 중고차 예상가격조사 결과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즉 완성차나 이를 구성하는 부품의 내구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의 낮은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
셋째, 향후 세계 자동차시장 확보의 관건이 될 미래형 친환경차(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등)의 개발에 있어 기술력이나 개발진도가 일본차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토요타는 미국시장에 하이브리드차를 이미 연간 수십만 대를 공급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백만 대의 판매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현대나 기아차는 최근에 수십 대의 시범용 차량을 정부에 공급했을 뿐 상용 양산차는 2010년 이후에나 가능 할 전망이다.
넷째, 세계적 대 메이커로서 경쟁력과 시장 확보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영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을 필두로 중국, 인도, 터키, 슬로바키아, 폴란드(예정) 등에 현지공장 건설 및 규모 확대를 추진하며 글로벌 경영을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생산 활동은 국내에서 집중 생산, 수출하는 것 보다 부품의 개발, 생산, 조달에 있어 비효율성과 비용상승 요인이 커질 가능성이 있고 리스크가 크다. 타 선진 메이커들 보다 글로벌 경영의 경험이 적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이의 효율적 경영과 성공여부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대 메이커의 하나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세계 5위의 자동차기업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취약성과 문제점들을 조기에 성공적으로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에 대비한 수익성의 확보, 고도의 경영능력 발휘, 노사화합에 의한 경영의 안정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외적 요인인 고유가나 환율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현대차그룹의 경영은 하루속히 정상화 돼야 한다. 다행히 최근 정몽구 회장이 보석으로 경영에 복귀했다고 하니 독단적· 비합리적 의사결정 위험성 등 오너경영체제의 단점은 최대한 보완하되 지금까지 그룹 성장의 원동력이 된 기업가정신, 과단성과 신속성 등 그 강점은 재차 발휘되어 성장의 가속력이 약화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조는 현대차그룹이 처한 대내외 여건의 악화와 당면과제들을 직시해 과거와 마찬가지의 과도한 요구와 연례행사 식 파업을 지양하고 진정으로 근로자들의 장기적 고용안정과 복지를 추구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도요타자동차가 매년 1조엔 이상의 이익을 발생하면서도 지난 수년간 임금을 동결해 온 노사 간 합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이동화 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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