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기대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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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대한 기대와 유감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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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을 통해 국내외 관광에 쏟아지는 기대와 비판을 바라보는 마음은 정말 복잡하다. 그런면에서 언론의 보도 목적이 궁금하다. 물론 신문기사나 방송보도가 '개가 사람을 문 것'은 가치가 없고 '사람이 개를 물어야 가치가 있다'고 하는 언론의 속성을 모르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보다는 언론의 사회적 기능이라는 측면에서의 목적을 잘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아웃바운드를 살펴보자. 지금의 보도내용으로만 보면 해외여행에 있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 시청자에게 혐오감과 경계심을 일으켜 해외여행을 회피하게 함으로써 관광수지 적자를 개선하자는 건지, 그도 아니면 국민의 일상생활화에 근접해가는 해외여행에 충격을 줘서 시청률을 올리려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내용적으로 보면 현상과 문제점, 원인과 대책이라는 완결적 구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요즘 기사나 방송도 내용의 완결성보다는 이미지로 읽혀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이미지는 내용유무보다는 강세를 어떻게 주느냐하는 배분기술의 결과이다. 기사나 보도를 보고 독자나 시청자가 어떻게 기억하고 느낄 것인가 하는 것을 짐작해 보았다면 내용의 배분이 달라졌을까. 만성적이라 할 해외여행의 문제와 부작용은 사실 많이 알려진 것이고, 그렇다면 그 심층적 원인이 무엇이고,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 지금 정도의 시점에선 더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항공사의 일방적 하드블록해제, 소위 랜드사라고 불리는 비법적 유통단계의 양성화, 소비자 단체나 사회단체의 소비자 판별능력 제고를 위한 정보제공, 이러한 것들을 원활하게 하는 정부 등 공공부문의 노력 등이 오래 전부터 나와 있는 해결 대안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왜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하기 보다는 충격적 폭로 형식을 띄면서 30년 가까이 관광을 공부하고 직업으로 살아온 입장은 한 순간에 보잘 것 없고 형편없어 짐을 느낀다. 어디 이것이 누구 하나의 문제겠는가. 수십만의 관광계 종사자 전체가 몽땅 도매 급으로 넘어가는 지경이다. 이에 반해 국내 여름휴가 부분의 보도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인다.
주요 목적지의 수해 상황과 이어진 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을 관광을 통해 극복하자라는 메시지가 읽혀진다. 더 나아가 주요 수해지역에 놀러가기가 미안하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추스려, 사실은 여러분들이 가서 놀아주는 것이 실질적인 수해복구지원 방식이라는 설득의 보도는 참으로 바람직한 태도로 보여진다.
인바운드에 대한 보도에서, 특히 통역안내원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관광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여러 차례 경고되었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당국과 업계의 해결의지와 노력은 결과적인 면만 본다면 충분치 못했다고 보여진다. 그렇지만 이것도 가만히 따져보면 객관적으로 우리 인바운드 전체의 문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도 확실히 해야 한다. 당연히 나타난 문제들은 극복해야겠지만 외국인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80%를 상회(한국관광공사) 한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어쨌든 한국관광이 모든 면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언론의 역할과 협력은 너무나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언론이 올바르고 정확하게 관광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잘못보고 있는 것은 따지고, 잘하는 것은 도와주고, 자기입장만을 위해 일방적인 인터뷰를 응해주는 것도 피해야 한다. 관광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객원논설위원·김상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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