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에너지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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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에너지 소비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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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고 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1998년에 배럴당 15달러이던 것이 2004년 34달러, 2005년 55달러, 2006년 8월에는 7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력충돌 등 중동정세가 악화되면 1980년 배럴당 90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매년 50조원에 달하는 석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2004년 우리나라 최종에너지 소비를 부문별로 보면 산업이 56%, 가정 및 상업 21%, 수송 21%, 공공 및 기타가 2%를 차지한다. 수송부문의 에너지 소비는 도로가 80%, 해운 12%, 항공 7%, 철도 1%의 비율이다. 수송의 에너지원으로는 경유가 52%, 휘발유 23%, LPG 14%, 벙커 C유가 11%를 차지한다.
국가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기존의 산업구조와 가정생활, 상업활동, 교통부문의 소비패턴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유류 과소비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된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통행 억제, 대중교통 육성 등의 대책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책은 일시적, 국지적, 단편적인데 그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고유가 시대의 교통에너지 소비에 대해 지속적, 광역적,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교통부문에서 에너지 절감방안은 승용차통행 억제, 연비 효율적인 차량 개발, 에너지 절약형 도시구조 형성 등이 있다. 승용차통행 억제는 제도적, 경제적, 물리적 규제를 통하여 실현할 수 있다. 10부제 또는 5부제, 버스전용차로제 시행은 제도적 규제에 속하고, 혼잡통행료, 주차료 징수는 경제적 규제에 해당하며, 도심지의 보행자 전용지구에 승용차 통행금지는 물리적 규제의 예라 할 수 있다.
승용차통행 억제는 사회여론주도 계층인 승용차이용자의 반발 때문에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이 각국 대도시가 가지는 공통점이다. 그러나 영국 런던의 경우는 2003년 2월부터 시내 혼잡구역과 혼잡시간대에 진입하는 승용차에 혼잡통행료를 징수하여 승용차통행을 20% 줄이는데 기여했다.
징수제도의 성공에 힘입어 런던은 혼잡통행료 징수구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비롯한 유럽의 대도시는 혼잡통행료 징수제도 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도시도 승용차의 불필요한 통행을 억제하는 한편 대중교통이용을 유도함으로써 에너지 소비, 대기오염, 교통혼잡 수준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연비 효율적인 차량개발은 유류절약적인 통행을 유도하는 대책이다. 연비는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국내유가가 휘발유 1ℓ당 1546원일 때 연비가 가장 좋은 승용차가 1km 주행하는데 93원, 가장 나쁜 승용차가 224원이 들었고, 경유는 각각 75원, 133원이 드는 것으로 최근 발표됐다. 대형차는 소형차보다 2배 이상, 휘발유차는 경유차보다 1.5배 정도 연비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의 경우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민들의 구매패턴을 바꾸는 것도 교통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차가 많이 운행되는 추세고, 미국은 하이브리드(hybrid) 자동차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모터와 휘발유(또는 경유)엔진을 장착한 전기-유류 혼합차이다. 하이브리드차는 특히 미국시장에서 저에너지 소비, 저공해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어 토요다, 혼다, GM, 포드, 푸죠, 르노 등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형 도시는 통행자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간구조를 말한다. 도시계획을 통하여 직장과 주택, 쇼핑센터나 학교와 주택 등 중요한 활동공간을 근접하게 배치하여 통행거리를 줄이는 도시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도시 건설, 도시재개발이나 뉴타운개발 사업에 도시철도 역사 또는 광역버스 정류소 주변지역에 대중교통중심 도시개발(TOD) 기법을 도입하여 직주근접 등 도시 활동공간의 근접배치를 실현할 수 있다.
국내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류의 가격탄력도가 매우 비탄력적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유류가격 10% 올라도 차량의 주행거리는 단기적으로 1.5%(장기적으로 3%)밖에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교통에너지 소비절감 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고유가 시대의 교통에너지 소비절감 대책은 이제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가 되어 버렸다.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도 교통혼잡에 따른 과도한 에너지 소비, 국민건강을 해칠 정도로 악화돼가는 대기오염 수준을 하루 빨리 줄여 나가야 한다.
<객원논설위원=김광식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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