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받는 한국자동차의 경쟁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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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받는 한국자동차의 경쟁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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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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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ASEAN 등의 자동차산업 발전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0여 년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4위의 생산국이 된 중국은 이제 자동차를 수출기간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정책을 펴고 있다.
작년도 완성차 및 부품 수출 109억불을 달성한 중국은 2010년에는 700억불의 수출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금년도 우리나라의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의 수출계획이 400억달러 남짓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수출 내용도 과거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도국에 트럭 등의 상용차 수출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독자 브랜드의 소형승용차와 SUV 수출이 점증하고 있으며, 조만간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도의 자동차산업 역시 국내 수요의 급증과 수출의 확대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섬유와 함께 2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향후 10년간 390억달러를 투자해 현재 GDP의 5% 수준인 자동차산업의 비중을 10%로 끌어올리며 2015년까지 뭄바이, 첸나이, 콜카타 등에 자동차 수출허브를 건설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러한 육성정책과 수요증가에 힘입어 인도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마루티는 생산대수를 100만대 수준으로 높이고 2008년부터 유럽에 소형승용차를 수출할 계획이며, 타타자동차도 연간 100만대의 저가 소형차 생산계획인 드림카 프로젝트와 함께 국내외 판매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2003년 AFTA(ASEAN Free Trade Agreement)의 발효로 역내국가간 관세율이 대부분 0∼5%로 인하된 ASEAN 지역은 일본과 미국 등의 투자와 기술지원으로 자동차부품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완성차의 조립·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토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은 부품의 품질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AICO(ASEAN Industry Cooperation)제도 등으로 역내 국가간 부품의 분업생산구조가 정착됨에 따라 완성차의 현지 생산 확대는 물론이고 ASEAN을 역외지역으로의 수출거점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인도, 아세안국가들의 급속한 자동차산업 발전과 해외진출의 가속화는 필연적으로 아직은 중소형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자동차와의 주된 경쟁을 초래할 것이며 그간 세계시장에 닦아놓은 한국차의 입지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이들보다 앞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고, 이제 자동차 선진 대국의 반열에 올라서서 글로벌 대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으며 글로벌메이커로서의 경쟁력유지를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환경 및 안전도 향상을 위한 첨단기술력의 부족, 일본차의 절반에 불과한 낮은 노동생산성, 품질의 내구성 저하,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 글로벌 경영체제의 미흡 등등. 이러한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경영능력 발휘와 함께 지속적이고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나 우리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대내외 경영환경은 결코 밝지 못하다.
계속되는 경제침체로 내수시장은 수년간 겨우 100만대 선을 맴도는 부진상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직된 노사관계와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파업, 여기에다 최근에는 IMF사태 이후 수익제고에 큰 기여를 해온 고환율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채산성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비용상승과 수익성하락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연구개발 활동과 글로벌 경영이 타격을 받을 것이며, 자칫 선진 글로벌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신흥 아시아 자동차 국가들의 빠른 추격으로 한국자동차산업은 점차 설 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업계는 자동차산업이 처한 대내외의 불리한 여건과 압박해 오는 경쟁환경을 직시하여 노사간 대화합을 이루고 고도의 경영능력을 발휘함으로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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