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서해대교 사고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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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서해대교 사고의 시사점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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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위 안개길 무조건 서행해야
차간거리 확보·전방주시 필수
오르막 차로 가속은 매우 위험


지난 3일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시점에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하행선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죽거나 목숨을 잃는 등 명절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교통사고란 피해 당사자들의 불행도 불행이지만 이것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연휴기간 내내 주요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번 사고는 조사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는 짙은 안개속을 운행하던 25t 화물차가 앞서 달리던 소형 화물차를 추돌, 이로 인해 차로를 이탈하면서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멈춰서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차들이 잇따라 추돌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이어졌다.
따라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안개속 주의운전에 소홀한 대형 트럭이 제공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완만한 오르막 차로를 운행하던 대형 트럭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았을 것으로 추정돼 이것이 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안전운전 요령 및 안전의식이 새롭게 평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물론 짙은 안개시 안전을 위한 노면 경고등이나 전광판을 이용한 위험경고와 같은 시설관리상의 요소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이 유념해야 할 안전수칙을 짚어본다.

◇안개속 운전

짙은 안개속을 운행하는 일은 미로속을 헤매는 것보다 더욱 위험한 일이다. 전방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운전자에게 전방 주시가 거의 불가능한 선글라스를 쓰게 한 채 운전을 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러나 직업 운전자의 경우 정도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자주 안개길을 운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운행 도중 우연히 안개를 만나도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평소 운행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운행패턴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 대처한다는 정도의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것이 크나큰 오류며, 이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교통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안개길 운행에 있어 핵심은 속도와 차간거리다. 전방에 달리는 차가 어떤 위치에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차의 속도를 낮추지 않는 것은 추돌사고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차간거리는 속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속도를 낮추면 낮출수록 찻간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은 상식으로, 만약의 경우 서행하는 앞차를 발견하고 내차의 속도를 급히 낮추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이때 차간거리가 확보된 경우라면 충분히 추돌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안개가 짙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과감히 운행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때는 차분히 비상등을 켠 채 길 가장자리 또는 갓길로 비켜나 안개가 가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미한 안개길에서는 운행을 멈출 필요까지 없다 하더라도 역시 속도를 줄이고 찻간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다. 이때도 비상등을 켜고 운행, 뒤에서 오는 차들이 내차를 추돌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안개길에서 전방시야가 흐리기 때문에 전조등을 켜는 일이 잦은데 이 경우 전조등을 반드시 하향등으로 조정해야 한다. 만약 상향등을 켠채 운행을 하게 되면 전조등 빛이 안개에 의해 산란돼 맞은 편에서 오는 자동차들에게 대단히 위험하다.

◇오르막 길 운행

운전자들이 오르막길에 이르면 대부분 가속기를 밟는 발에 힘이 들어간다. 이는 오르막길에서 자동차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현상이다.
그러나 안개가 짙은 길이나 비가 오는 길 등에서는 이같은 운전습관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전방시야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오르막길에 이르렀을 때 달려오는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속패달을 깊이 밟으면 내차의 속도는 유지할지 모르나 안개길 오르막 차로에서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다른 차들의 존재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느닷없이 코앞에서 매우 느린 속도로 운행하고 있는 앞차를 만나 긴급히 브레이크 패달을 밟게 된다. 이 경우 찻간거리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거나 속도가 줄지 않은 상황이라면 추돌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르막길에서는 가능한 속도를 낮추는게 사고예방을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다. 또한 오르막길이 끝나면 이내 내리막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가속패달을 밟으면 내리막길에서의 과속을 피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오르막길에서의 사각지대는 정상부근이다. 마주오는 차가 바로 앞에 다가올 때까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정상에서는 서행해야 한다. 이는 마주오는 차들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므로 어느 한쪽에서의 과속이나 차로 위반 등 비정상적 운행상황에 대비하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오르막길 정상 부근에서의 조심운전은 특히 겨울철에 강조된다. 정상부근은 일조조건이 좋기 때문에 도로가 낮에는 해빙 됐다 밤에 다시 결빙되곤 하는데, 이같은 점을 감안하지 않고 달리다가는 정상부근에 도로표면의 상이함에 따른 당혹스런 상황을 맞게 되기도 한다.

◇교량 위에서의 운행

이번에 사고가 난 서해대교는 특히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지리적 특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하는 구간이다.
바다위를 가로지르는 도로 구간은 육지에서의 일기조건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서해대교 구간은 수시로 안개가 끼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등 악천후가 잦아 통행 차량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같은 교량 위에서는 조건없이 속도를 낮추는 것이 최선의 사고예방책이다. 속도가 낮으면 만약의 사고위험에 직면해도 이를 벗어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앞차와의 추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낮추는 일은 물론 백미러를 통해 후방에서 오는 차들의 동향을 파악해 차로를 바꾸거나 긴급히 추월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속도가 높으면 위험을 느끼는 순간 이를 피할 여유도 없ㅇ 이내 사고에 빠져들고 만다.
그러나 교량이나 터널과 같은 일반도로와 다른 운행상황을 만나면 운전자들은 가능한 그 구간을 빨리 빠져나가려 하며 이 때문에 오히려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크게 잘못된 운전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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