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의 수출감소와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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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의 수출감소와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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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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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한국자동차산업은 수출이 지속적 성장의 동력이 돼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시장의 성숙에 따라 내수 증가율은 한자리 단위로 떨어졌으나 수출은 계속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시현했고, IMF 사태로 내수가 반 토막이 났을 때도 수출은 플라스 증가율을 유지함으로서 위기를 극복하는데 절대적인 힘이 됐으며, 최근 수년간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시장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매년 20∼30%의 증가를 구가하면서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수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해외 현지생산의 확대,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자동차 수출산업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및 원화환율의 절상 등으로 우리차의 수출을 위한 대내외 환경이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급속한 해외 현지생산 확대는 국내로부터의 수출을 대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 슬로바키아, 첵코 등지의 신규공장에서 생산될 자동차는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 및 유럽 시장을 타킷으로 하고 있어 경쟁력을 더욱 제고해 시장점율을 추가로 늘리지 않는 한 직접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초기의 해외 생산활동은 생산시스템, 부품의 조달, 가공 등에서 통상적으로 비효율성이 커짐으로 경쟁력의 제고가 쉽지 않다.
중국, 인도 등 신흥 자동차 발전 국가들의 수출산업화 및 소형차 수출공세가 만만치 않으며 한국차의 해외시장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한 자동차 메이커는 중형급 독자모델을 6500달러에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아직은 품질, 판매망, 서비스 등에서 우리차의 경쟁 대상이 못되나 대부분 소형모델이며 값이 싼 이들 차의 수출 강화는 중·소형차 위주인 한국차 시장을 조만간 잠식하기 시작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국제유가의 급등과 고유가 지속은 수요자로 하여금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선호하게 만든다. 대형차 중심의 미국 시장에서도 중·소형차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는 일견 한국차의 판매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신흥 국가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이 가열될 것이고 소형일수록 채산성이 떨어지므로 우리차의 수익성 측면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유럽의 경우 수요자들은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를 선호함에 따라 디젤엔진 기술력이 떨어지는 한국차로서는 결코 유리한 입장이 못 된다.
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강세는 그대로 수출경쟁력의 약화를 의미하며 우리업계의 수출과 수익을 감소시킬 뿐이다.
최근 업계의 실적을 보면 수출증가율은 이미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작년 완성차 수출물량은 약 260만대로 역대최고 수준이었으나 증가율은 그 전 해의 31%에서 8.7%로 대폭 하락하였으며, 올해 9월까지의 수출량은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에 그쳤다. 또한 업계의 채산성도 크게 악화되어 현대자동차의 금년도 1∼9월 영업이익은 1조486억 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36% 감소하였고 기아자동차는 70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에는 노조의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의 영향도 크겠으나 상기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2010년 세계 5위 메이커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단기간 내에 해외생산 300만대 체제를 갖추기 위해 미국, 동유럽, 중국, 인도, 터키 등지에 공장건설 또는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5대 메이커 수준이 되기 위해서 글로벌경영의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나 초기 상당 기간 동안은 국내에서의 집중 생산, 수출보다 글로벌경영의 비효율성이 커짐으로 겪게 될 어려움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해외 생산의 확대가 수출 감소, 국내 생산 감소, 수익 하락으로 이어진 현상은 이미 일본자동차산업이 해외 진출이 본격화된 1980년대 중반이후 10여년에 걸쳐 경험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당시 엔고 현상 가중과 함께 많은 일본 업체들이 경영상의 위기를 맞이했었다.
따라서 우리자동차 업계도 앞으로 구조적인 수출의 감소와 수익성 하락에 적극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낮은 노동생산성 향상, 생산성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임금수준 조정, 부품설계 및 생산시스템 등의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품질의 고급화와 내구성 향상, 브랜드가치 증대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제고해 나가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객원논설위원·이동화 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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