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자원의 관광자원화,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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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자원의 관광자원화,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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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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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유명관광지를 다녀보면서 늘 마음에 아쉬운 것이 있었다. 이렇다할 관광자원이 없다고도 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경쟁력 있는 우리 종교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이다. 세계 최대 관광대국인 스페인만 하더라도 좋은 기후와 해안을 매력으로 꼽기도 하지만 사실은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문화가 개별적으로 또는 조화를 이루는 멋이 관광객을 끌어오는 힘이 아닐까 싶다.
또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동유럽의 상당수 관광자원은 성당을 중요한 관광코스에 넣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나 태국과 미얀마의 불교사원은 그 나라 관광의 최대 매력물들이다. 예카가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의 관광자원이 그렇고, 불교의 4대 성지를 중심으로 한 인도의 관광자원도 공통적으로 성지순례라는 막강한 관광코스를 갖고 있다.
가까이는 중국과 일본도 불교나 도교, 신도 등의 종교 유산이 관광에서 큰 자산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들이 들르는 종교시설이래야 불국사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종교자원은 그 잠재력에서 가히 세계적인 면모가 있다고 보여진다. 우선 불교만 하더라도 산중에 자리한 절들은 주변 어느 나라 불교 사찰에 비해 건축미나 청정성이 빠지지를 않는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의 절들이 보여주는 화려함 같은 것은 없지만 불교의 교리 자체가 가장 적절히 표현된 곳이 우리의 절이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청정도량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이다. 기독교 자원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100∼200년 밖에는 안됐지만 전세계에서 기독교 성인을 가장 많이 배출하기도 했고 성지도 많고, 신도수에서 국제적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이단 논쟁이 있다고는 하지만 통일교도 국제적으로 1∼2억명의 신도를 갖고 있다고 하고, 교회의 재산도 막대하다고 한다. 또 발상지는 아니지만 동북아에서 가장 꽃피웠다고 하는 유교의 자산도 한중일 삼국 중 원형이 제일 훌륭하게 보전돼있다고 한다. 이렇게 대단한 잠재력을 갖는 우리의 종교자산을 두고 이제까지 관광에서 활용하지 못한 것은 큰 보물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밖으로 보물을 구하러 다닌 꼴이다.
물론 신성한 종교자원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이견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충분히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 보여진다. 몇 년전부터 일부 불교사찰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고, 경북 안동 일대에선 유교문화권 관광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의 종교자원을 종합적으로 관광자원화하려는 본격적 시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수준이 전에 비해 떨어지는 고민이 있다. 종교 자산의 관광자원화는 그야말로 ‘고생은 많이 시키면서도 돈은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전형적인 고효율의 관광상품이다.
이러한 종교자원의 관광상품화를 가능케 하는 요소를 세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종교를 성공적으로 관광상품화 할 수 있다고 믿고 추진하려는 인식의 개선이다. 둘째는 체험성을 갖는 관광상품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사람의 오감전체를 감동시키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는 의미부여와 전달이다. 종교적 건축물과 시설은 중층적인 고도의 상징적 복합체이다.
이러한 의미를 해석하고 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해선 관광상품화가 가능한 종교시설에 전문적인 관광해설사들을 육성·배치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종교자원을 관광상품화에 성공하면 관광정책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외국인을 끌어들일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으며, 이러한 모든 일들의 바탕이 되는 인프라는 이미 있을 것이어서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당국과 종교단체들의 조속한 자각과 실천노력을 기대해 본다.
<객원논설위원·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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