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신년특집]교통분야 여성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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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신년특집]교통분야 여성파워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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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옥 콥스테크놀로지(주) 대표이사

"신념이 사회적 편견 깰 수 있었다"

“기술 집약적 기업으로 사명을 다하겠다.”
자동차 주정차시 앞바퀴가 일직선상으로 돼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든 제품, ‘휠 내비게이터(Wheel Navigator)'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재옥 콥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의 새해 의지다.
이 대표이사는 ‘여성으로서는 접근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동차 부품, 그것도 제동장치와 같은 원천기술 분야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해 자동차 핸들 위에 간단히 부착, 타이어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무동력 방식의 타이어 표시기 ‘휠 내비게이터’를 개발, 국내외 실용신안을 획득했고 상용화도 성공시켰다. 이 제품으로 지난해 발명특허대전에서도 은상(특허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엔지니어링 커버플라스틱을 사용, 사고충격에도 파손되지 않으며 국가공인시험연구소에서 에어백 작동시 안전성 테스트도 검증됐다.
특히 예쁜 디자인과 편리한 기능에 비해 개당 1만원 정도의 가격이어서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시판과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에는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동장치영역에서도 그 기술력을 집약하여 탑승객에게 최적화된 안전을 제공하는 ‘2단 제어 브레이크 시스템’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이사가 자동차 업계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파트너로 일하던 ‘카레이서’들로부터 우연히 자동차의 ‘제동장치에 대한 테크닉기법’과 관련한 얘기를 접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기술화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연구진들을 꾸려 정부 공인기관의 시험테스트를 통과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게 됐으며, 이제는 자동차 브레이크 부문의 기술 집약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대표이사가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기 까지는 여성으로서 갖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마음 고생’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여성이란 이유로, 자동차의 구조나 기술 분야를 잘 모를 것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기업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쓴맛도 경험했다. 원천기술 분야이다 보니 더욱 그랬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휠 내비게이터를’ 고안해 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자동차 접촉사고의 원인중 하나인 앞바퀴 비정렬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그는 “간단한 용품이지만 인류에게 안정성과 편리성을 제공한다‘는 기업의 목표와 신념이 이같은 사회적 편견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국내외 유수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오로지 뛰어난 기술력”뿐이라며 “콥스테크놀러지는 아직 성장 단계이지만 그동안 축척한 기술력으로 운송수단과 관련한 기술집약적 기업으로 인류의 안전에 기여하는 아름다운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lsm@gyotongn.com



●홍정희 동보항공 전문이사

"여성임원 3명 이상 배출이 목표"


서비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항공업계. 서비스하면 무엇보다 여성의 친절한 미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항공업계에서 여성이 임원이 되기란 쉽지 않다. 이는 국적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항공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이야 중간 간부급의 여성들이 많이 늘었다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항공업계에서 여성이 최고위 임원이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 국내 굴지의 외국 항공사 GSA 그룹의 하나인 동보항공의 홍정희 전무(46)의 이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역의 자리에 오른 것은 하나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길게 승부를 내겠다고 생각하면 여유가 생기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게 되는데, 저의 꿈은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상사가 되는 것이었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회사에서 꼭 붙들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그 마음을 20년 동안 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중역의 자리에 오른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20년을 한결같이 항공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여성인 홍 전무에게도 초기에는 시련이 있었다. 홍 전무가 처음 입사했을 당시 만해도 여성 직원들은 아이를 낳게 되면 퇴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을 정도로 항공사는 보수적인 집단이었다. 홍 전무 역시 1984년 입사한 지 약 2년 만에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강제 퇴사를 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몇 년간 육아에 집중하다 항공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 GSA 업계에 뛰어들었고, 에어뉴질랜드 한국 GSA 등을 거쳐 2000년 동보항공에 여성으로는 처음 세일즈 매니저로 입사했다.
한국 기업에서의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이후 대외 네트워킹과 충성도 경쟁에서 핸디캡을 갖게 된다.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회사의 핵심적인 인물이 아닌 업무 지원그룹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결혼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문제를 자신의 에너지를 100% 회사에 쏟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최고 경영자가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시간과 헌신, 자기개발이 남성들보다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이런 점은 한국이건 외국이건 직장 여성이 갖는 공통적인 어려움일 것입니다.”
홍 전무 역시 처음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동보항공의 세일즈 매니저라는 핵심 업무를 맡았을 때 ‘여성이 과연?’이라는 의심 어린 시선들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시선들 때문에 홍 전무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 항공업계에서 여성 세일즈 랩은 보편화된 현상이 됐다. 동보항공의 핵심 클라이언트인 에어캐나다와 오스트리아항공의 마케팅 및 세일즈 팀장도 역시 모두 여성이다.
홍 전무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혹시 CEO가 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서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바로 회사 내에 여성 임원을 한 3명쯤 육성하는 것이다.
“동보항공은 이미 여직원들이 리더로써 일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 놨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도 많은데, 벌써 올해 여성 부장도 한 명 더 생겼어요. 저의 역할을 우리 회사 내에 있는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팀을 리드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그런 훈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위만 임원이 아닌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규모를 지금보다 더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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