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2007년 한국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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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2007년 한국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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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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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자동차업계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동차 수출 400억달러 초과 달성을 자축하고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기원하며 관계자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기 위한 “자동차 산업인의 밤”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영국 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예년의 통상적인 축하나 기쁨과 희망을 표하는 메시지보다는 내수부진, 고환율, 노사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새해 전망에 대한 우려와 관계자들에게 협력과 지원을 호소하는데 더욱 목소리를 높임으로서 장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116만대로 전년대비 고작 1.9% 증가에 그쳤고, 과거 수 년간 내수의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 또한 작년에는 265만대로 겨우 2.4% 신장에 머물렀다. 우리경제의 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은 충분히 예상됐던 바였다.
그러나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수출이 이처럼 정체를 보인 데는 해외 현지생산의 확대와 원화 강세의 영향도 있지만 노조의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이로 인한 적기 공급부족의 영향도 컸다.
결과적으로 전체 판매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대폭적인 원화절상, 높은 임금상승, 늘어만 가는 연구개발비 등으로 업계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작년 3·4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고 기아자동차는 이미 수백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자동차산업을 생산 400만대, 국내판매 120만대, 수출 280만대로 전망, 작년대비 각각 4.2%, 3.1%, 5.7%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과거 협회가 연초에 의욕적으로 발표하던 전망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이다. 그러나 필자의 예상으로는 이마저 거의 현실성이 없는 낙관적 수치로 생각된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하락할 전망이고, 심화되는 고용불안정·가계부채 증가·금리상승추세·불안한 부동산시황 등을 감안할 때, 내수시장은 정부의 자동차관련 세금감면과 같은 특단의 지원책이 없는 한 작년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출은 해외 현지 생산·판매가 확대되고 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강세지속, 고유가 등으로 오히려 감소할 공산이 크다. 그리고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자동차 신흥국가들의 거센 추격과 끊임없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차들의 압박으로 자칫 우리 자동차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지도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새해 벽두부터 노조와의 극심한 분쟁에 휘말려있다. 노조는 지난해 그들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목표 미달에 따라 줄어든 성과금에 불만을 품고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급기야 새해 시무식에서 폭력사태까지 일으켰다.
비대해진 힘으로 무소불위의 현대자동차 노조는 전주 상용차공장에서의 2교대 근무제를 반대했고 울산공장에서도 공장간 가동률의 차이에 따른 인력전환배치를 거부했다고 한다.
노동의 강도를 높이고 설비와 시스템의 효율화를 통해 지금의 낮은 생산성의 제고가 시급한 현대자동차의 노조가 기업이 처한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편리와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해 벌어진 새해 초부터의 노사분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전망을 더욱 암울케 만들고 있다.
글로벌경영의 가속, 친환경차의 개발, 품질의 고급화, 브랜드가치 제고 등 산적한 당면 과제의 추진을 위해서 자금소요는 급증할 것이나 판매의 정체, 고환율, 임금 상승 등으로 수익은 더욱 감소될 것이니 이대로 간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5위 메이커로의 도약은커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동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
자동차업계의 경영진과 노조가 비장한 각오와 각성, 화합으로 난국 타개에 나서지 않는다면 금년은 한국자동차산업이 큰 시련에 봉착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동차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력을 감안,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 국민의 성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해라고 하겠다.
<객원논설위원·이동화 전 자공협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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