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인의 여름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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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인의 여름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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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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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자연이 공조하는 곳 '경주'
<에릭 닐슨 볼보그룹코리아 CEO>

한국 생활 10년이 다 됐지만 한 달의 3분의1 가량 머무는 일정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과 교우하지 못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국의 곳곳을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시간이 날 때마다, 또는 매년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사내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행사 등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지만 늘 부족한 마음이다.
많은 곳을 다녀 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누구든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자연경관을 꼽을 것이다. 4계절이 뚜렷한 다양함 속에 조화를 이룬 한국의 자연경관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황홀함을 매번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도 아름다운 자연과 화려한 역사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있는 세계문화유산 ‘경주’를 꼽는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를 처음 찾았을 때 주변 경관과 더불어 토함산 기슭에 위치한 불국사와 산중턱의 석굴암 등에 압도당하며 한국적 단아함과 정갈함을 간직한 수많은 문화유산에 매료됐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특히 다보탑과 석굴암, 분황사 석탑, 감은사지 석탑 등 질 좋은 화강암이 풍부한 자연적 조건과 신라인들의 돌을 다루는 기술로 탄생한 작품들은 단연 압권이다.
또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대인 첨성대를 통해 한국인의 높은 과학 수준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해 묻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나는 늘 마치 내 고향처럼 경주를 자랑한다.
그리고 서슴없이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한국, 한국인만의 섬세하고 고귀한 철학과 가치관이 베여있는 천년고도 경주에 먼저 가볼 것을 권유한다.
자! 그래서 시원한 바다와 계곡도 좋겠지만 올 여름 피서지는 마음의 여유로 일상의 피곤함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최적지로 경주를 적극 추천한다.




그림같은 모래언덕 낮은 수평선 '태안반도'

<안철진 개별화물연합회 회장>


끊어질 듯 이어지는 수평선, 끝없이 펼쳐진 낮은 모래언덕 그리고 갈매기….
나는 여름 바캉스를 이야기할 때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태안반도의 해변을 맨 먼저 떠올린다.
막 부모님 슬하를 벗어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무르익던 10대 후반. 채 여름이 다가오기도 전에 성급한 우리들은 시간만 나면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금은 승용차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태안반도까지 조치원에서 버스를 타고 아마 세시간 남짓 달렸어야 했으리라.
70년대 초반 도내를 운행하던 버스는 낡고 더운 양철통이었다. 피서를 즐기러 가는 게 아니라 몸의 수분을 있는대로 다 짜내러 가는 양 버스는 찜통이었지만 우리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윽고 도착한 서해바다는 가슴 벅 찬 광경으로 우리를 맞았으므로.
지금이야 주요 해변마다 숙박시설과 식당, 가게들이 들어서 있지만 당시에는 대략 두어 군데를 제외하고는 태안반도 해변은 자연 그대로였다. 이른 여름에는 그나마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어 바다는 우리들만의 차지였다.
때로 준비해간 버너와 코펠로 밥을 지어 먹으러 백사장 한 켠에서 불을 지피고 있노라면 언제 쳐들어왔는지도 모를 밀물이 우리의 근거지를 함락시키곤 했던 그 바다.
우리는 그렇게 수 3년의 여름 시간을 태안반도 서쪽 해변에서 보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세상도 변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바다로 내달리던 우리도 변했지만 우리가 찾던 바다는 여전히 그곳에 있어 나는 가끔씩 그곳을 다녀온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밀물이 만든 생김새가 학과 같다 하여 이름 지었다는 학암포, 넓은 백사장에 바닷물과 바람이 일구어 만든 해안사구가 그림같은 신두리, 아침마다 황금벌판을 펼치는 몽산포, 그 이름도 정겨운 백리포·천리포·만리포, 그곳에 가면 누구나 연인이 된다는 연포, 할매·할배 바위가 지키는 방포, 그 밑의 꽃지….
최근 개발 바람에 그 바다의 모습이 다고 바뀌었지만 여전히 천혜의 풍광과 먹거리, 낭만을 자랑하는 이곳 태안반도 일대야말로 최고의 바캉스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 확신한다.




'예술의 향기'그윽한 외도해상국립공원

<황인환 서울자동차정비협동조합 이사장>

외도해상농원은 깨끗하고 푸른 남해바다와 풍관이 수려하기로 이름 난 한려해상국립공원내 에 위치하고 있는 해상 식물원이다. 거제도에서 거리상으로 4km, 거제도와 인접한 여러 개의 섬 중의 하나다.
배에서 내리면 우선 선착장 바로 앞의 빨간 기와가 이어진 예쁜 아치 정문이 반긴다.
외도의 여행은 이곳부터 시작된다. 방향표시를 따라 경사진 길을 조금 걸어 오르면 삼거리 안내 센터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아열대 식물원의 시작이다. 길 양쪽에 야자나무들이 무리 지어 그 이국적인 남국의 멋을 실컷 자랑하고 있다. 특히 50여종의 선인장 동산은 어린이에게 더 없는 교육의 장소로 모든 관람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는 파노라마 휴게실, 스넥바 등이 있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간단한 우동이나 아이스크림 등의 스넥을 들 수 있다.
비탈길을 내려서면 놀이조각공원이 보이는데, 제기차기, 기마전 등의 민속놀이를 표현한 한국전통놀이 조각이 있어 잠시 동심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곳에서는 외도의 모든 전경을 사방으로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동백나무사이 오솔길에 조각공원이 있다. 여기는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등 모든 전시작들은 모두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으로, 자연과 어울려 그 예술적 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는 곳이다.
조각공원이 끝나는 곳에는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광장이 있는데 그 오른쪽 해안가에는 작은 교회가 있어 외도의 손님이면 누구나 잠시 기도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시 소철과 야자수 길을 따라올라 가면 외도의 전경과 푸른 바다의 모습이 한눈에 훤히 보이는 제 2전망대가 있다.
섬을 가득 메운 진한 꽃향기, 해금강의 절경과 푸른 바다, 그 상큼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프랑스식 정원의 벤치에 앉아 조용히 흐르는 음악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사색하고,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소다.




바다·호수의 화려한 공존 '영랑호'

<양유인 한국타이어 기업커뮤니케이션팀>


예전부터 바다가 보고 싶으면 늘 속초를 찾았다. 바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속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속초를 다시 찾았을 때는 바다를 보기 위함이 아니라 호수를 보기 위해 속초를 찾았다.
친구가 복잡한 문제들 다 잊고, 편안하게 쉬다 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갔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속초 영랑호.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다.
잔잔한 물결이 이는 호수, 그 물결위로 고스란히 비치는 호수가의 나무들, 호수를 둘러싸고 지어진 아기자기한 집들….
그 호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호수 바람이 주는 시원함에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또 밤에는 호수에 비추어진 불빛을 따라 걸으면서 낭만에 취해 나도 모르게 얼마나 많이 웃었었는지….
여름이 되니, 호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느꼈던 그 바람이, 밤에 산책하며 보았던 호수 물결 위의 그 불빛이 생각난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 밤, 속초 영랑호 호수가에앉아 호수 바람을 느끼면서, 호수 위의 불빛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맥주 한 잔 마실 수 있다면 최고의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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