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수 우측보행국민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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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수 우측보행국민운동본부장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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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특성에 맞게 보행하자는 운동”



- 교통사고 줄이며 보행환경 개선
- 일제의 의한 잘못된 관행 고칠때


수년 전부터 교통분야에서 자연스럽게, 그러나 심심치 않게 회자되던 ‘우측보행’에 관한 논의가 최근 급기야 정부 차원에서 타당성 검토에 나서는 등 핫이슈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보행자의 보행경로가 왜 문제가 되는가. 그것은 무절제한 보행이 가져다 줄 무질서와 트러블, 이로 인한 교통사고의 문제점, 또한 이동의 편의성 및 속도의 훼손, 나아가 인체의 특성에 어떻게 순응해야 하는지의 문제까지 관계하기 때문에 사소하나 매우 중요한 행동규범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보행자 보행방법은 ‘좌측통행’이 규범으로 정착돼 있다. 하지만 규범이라는 것은 명백한 법률적 근거가 없고, 있다면 도로교통법(8조2항)에 ‘보행자는 보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도로의 좌측 또는 길가장자리구역으로 통행해야 한다’고 규정, 이것이 보행자의 보행방법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돼 왔다.
그러나 규범이 지배하지 않는 공간에서의 보행자 행동을 파악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보행자들은 보행공간의 오른쪽을 따라 자연스럽게 걷고 있는 광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공원에서의 산책로나 등산로, 심지어 재래시장에서의 인파의 동선 역시 확실한 우측보행을 보여주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있는 것일까.
황덕수 우측보행국민운동본부장(58·교통공학 박사))은 “그것은 인간의 신체특성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한다.
패널티킥을 방어하기 위한 골키퍼의 위치가 골문 정중앙이 아니라 약각 왼쪽에 치우치는 것, 운동장 트랙을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 모두 그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한다.
그는 교통안전공단에 근무하던 시절인 지난 90년대 초반 어느날 당시 한참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던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고민을 하던 중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가 유난히 많은 점,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으로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좌측통행을 함으로써 바로 우측에서 접근하는 자동차와의 접촉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여기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은 우측통행이 절대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홍보하는 등 각계에 이해시키는 노력을 경주, 마침내 보행자의 횡단보도 통행방법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그 경험이 보도에서의 보행자 통행방법으로 옮아 가면서 온 정신이 거기에 빠져들었지요. 수십년 전의 자료, 더욱이 일제시대의 자료까지 찾아 헤 매인 끝에 보행자 좌측통행이 일본에 의해 강제화된 사실을 알아내게 됐지요”
그에 따르면, 일본군이 긴 일본도를 왼쪽 허리춤에 차고 우측통행을 하게 되면 맞은 편에서 오는 다른 사람의 일본도와 자주 부딪치는 현상이 발생,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21년 전격 좌측통행을 실시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후 미군정에 의해 자동차의 우측통행이 법제화됐지만 보행방식만큼은 자율로 방치했는데 그때까지 길들여져 온 좌측통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는 보행자의 우측통행이 정착되면 우선 인체특성과 일치해 보행자의 보행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이로 인해 보행환경이 개선돼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각종 시설물이나 건축물에서의 동선과도 맥을 같이 함으로써 이들 시설물, 건축물 이용시의 불편도 동시에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측보행으로 인한 이점은 교통사고로부터 보행자 안전이 더욱 확고해진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와 보행자가 서로 마주보고 교차함으로써 사고를 피하는 기회나 방식이 크게 향상된다고 것이다. 그럼으로써 사회적 손실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기대할만한 부대효과로 꼽힌다.
그는 “현행 도로교통법 8조 2항은 보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의 기준이므로 보행자 우측통행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것과는 무관한 특수한 케이스에 해당된다”며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우측통행 관련 법제화가 추진중이나 이 과정에서 그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 초 교통안전공단 임원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시민단체인 우측통행국민운동본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호원대학교 겸임교수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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