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교통의 신속성이 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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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교통의 신속성이 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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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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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황
서울개인택시조합 전무이사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을 때 시내 곳곳에서 전용차로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조금도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전용차로에 'BUS·TAXI'라는 영문표기가 적혀있고 버스와 택시가 함께 운행하는 것이 우리와 다를 뿐이었다.
또한 런던공항에서 시내로 연결된 대로에도 역시 'BUS·TAXI'라고 노면에 표시돼 있었고 특히, 이곳 전용차로에는 차선 경계 표시를 블록으로 설치해 놓은 것이 특이했다.
이처럼 세계 각 나라의 도시들이 대중교통을 원활히 소통시키기 위해서 전용차로를 설치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런던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런던교통정책 담당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전용차로에 버스만 다니지 않고 어떻게 택시도 운행하느냐”고 물었더니 필스제어린씨는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택시는 비싼 요금을 주고 이용하는 만큼 당연히 빨리 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한다”고 반문하다시피 해 우리 일행을 머쓱하게 했다.
내가 잘 아는 일본인 아베상이 사업차 서울에 자주 온다. 이 분은 서울의 교통에 대해 지하철보다 버스가 편리하고 요금도 저렴해서 좋다며 한껏 부러워했다. 그런데 택시는 일본과 다른 점이 많다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서울의 택시가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택시를 타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 택시교통 기능이 마비돼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택시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택시브랜드 사업이 추진돼 택시를 이용하는 편리함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데 택시를 호출해 놓고 지나가는 빈 택시를 보면 언제 호출했냐는 식으로 그냥 타고 가버리는 사례가 흔하다. 더구나 호출을 받고 승객 앞까지 가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런 문제는 차가 막히는 탓도 있지만 도로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이를 고치질 못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관광 서울을 지향하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이 발표된 이래 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지대하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하루 빨리 많아지고 이들이 이용하는 택시가 보다 좋은 인상을 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영국 방문 때 까만 색깔 택시치곤 생김새가 특이한 런던 블랙캡을 타고 긴장속에 몇 마디 물어본 적이 있었다.
“택시요금은 카드로 결제가 되느냐?” , “왜 거리에서 손을 들었는데도 택시가 그냥 지나치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조용하게 가자며 말문을 막았다.
우리가 탔던 택시는 요금 결제도 카드로 할 수 없는 택시였다. 소문난 택시치곤 별 볼일 없구나 하는 생각이 아직도 남아 있다.
며칠 전에도 업무용 택시 계약이 여섯 건이나 이뤄졌다. 서울시 택시 활성화 정책의 성공적 결과다. 관공서나 기업체들이나 자가용을 두고 택시를 이용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이용하는 도로는 자신만을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하고 함께 사용해야 된다는 건 너무나도 잘알고 있으면서 일상적으로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를 타고 갈 때나 운전을 할 때 내가 먼저 가야되고 빨리 가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떨치지를 못한다.
국가의 교통정책도 시설을 갖추는 일이나 운영체계를 마련함에 있어서 보다 효율적이며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국민생활의 편의가 증진되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특정교통수단만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거나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때 혜택을 받지 못한 측은 상대적으로 역할과 성장이 둔화돼 교통의 원활한 흐름이 막히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국가는 교통정책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교통체계 효율화'라는 법령을 두고 있다. 이 법에는 도로와 철도, 공항과 항만에 이르기까지 국가산업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기능을 꼽을 수 있다. 오늘날 도시가 광역화되고 하루가 다르게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조사 기능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며칠 전 강남대로의 교통량을 지켜보았다. 이곳은 버스중앙차로가 설치된 이래 주·야간을 가릴 것 없이 교통 정체를 이루는 곳이다.
물론 전용차로가 설치된 구간마다 교통체증이 없는 곳이 있을까 마는 자동차 통행량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도로이용의 효율성이 요구된다는 사실 또한 생각해 봐야 한다.
모름지기 택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목적지까지 빨리 고 편안해야한다. 그런데 택시를 탔는데도 대중교통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면 누가 택시를 타겠는가.
각 교통수단 특성별로 고유한 기능과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조사기능을 통해 종합적인 정책의 결정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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