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종목 반드시 지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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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올림픽종목 반드시 지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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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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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의 지적이 맞다. 이번 북경올림픽에서 펠프스의 8관왕 등극을 보며 올림픽종목이란것이 과연 전세계 국가와 인종에 공평한가라는 회의가 든다. 전체28개 종목에 걸린 302개의 금메달중 동양인에게 불리한 육상에 47개, 수영에 46개라는 점은 아무리 기초종목임을 운운해도 좀체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펠프스의 대업을 폄훼하려는것은 아니지만 그가 아무리 천재라한들 세계랭킹 공동9위에 오른 이태리나 우크라이나가 국력을 다한 금메달 7개보다 더한가. 인간체력의 한계를 넘는 볼튼의 100m 달리기 금메달이나 전세계인 대부분이 열광하는 남녀축구에 걸린 달랑 2개의 금메달을 얻는 노력과 천재성보다 과연 네배나 더 가치가 있단말인가. 결국 어떤기준은 있겠지만 핵심은 특정국의 국력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하면서 우리도 우리것은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가 이번 올림픽에서 13개의 금메달로 204개 참가국중 7위라는 대단한 성과를 이룬것은 아무래도 대회막판 금메달 4개를 보태준 태권도의 역할이 컸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모두 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종목이다. 여기에서 한국은 종주국이면서 다체급 석권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최대 4개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올림픽종목 진출과 유지의 절박성 때문에 들어주지 않을수 없었겠지만 당초 이런 요구를 한 인사들의 베짱이 새삼 놀랍다. 아뭏튼 올림픽에서 태권도에 대한 냉대는 전현직 IOC위원장들의 거듭된 퇴출협박도 그렇지만 유사한 투기종목의 금메달수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레스링의 18개, 여자경기는 아예 없는 복싱에 11개, 수련인구가 의심스러운 펜싱이 10개, 유도가 14개에 달한다.

이런 지경에서조차 올림픽종목으로 태권도의 앞날은 현실적으로 매우 불안하다. 지난 2005년 싱가폴 올림픽총회에서 태권도는 야구와 소프트볼이 퇴출되는 상황에서 종목유지선인 과반을 겨우 2표 넘겨 2012 런던올림픽까지만 잔류가 확실하다. 2016년 올림픽에서의 유지여부는 내년 덴마크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대회 경기중 초유의 심판폭행사건이 터지고 고질적인 판정시비에 우리선수가 출전한 전체급석권이 이어지면서 국제스포츠계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런 시점에서 태권도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가를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70년대 중반 월남전에서 본격적으로 위력을 선보인 태권도 교관들과 사범들이 종전 전후로 도복하나 달랑 들고 세계로 떠났다.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현지에서 지역건달이나 깡패조직은 물론 타무술 수련자들과 목숨을 건 실전을 마다치 않고 도장을 개척해 왔다.


게다가 그곳 젊은이들의 교화까지 책임지면서 세계인의 가슴에 지금의 태권도라는 당당한 이미지를 만든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 한류의 거점이 지금 전세계 188개국 10만도장과 7천만 수련인으로 성장해왔다. 생각해 보라. 태권도장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한국문화원이고 수련생 하나하나가 우리의 민간외교관이다. 이뿐이랴. 지금껏 많은 방송프로그램에서 해외에 나간 연예인이나 일반국민까지 위험한 상황에서 태권동작 하나로 위기를 모면했다는 무용담은 얼마나 많으며 그걸 들을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얼마나 뿌듯했는지.


이런 태권도 사범들의 노력과 탁월한 국제스포츠외교전문가의 활약등으로 마침내 1994년 파리 올림픽총회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시범종목이 아니라 정식종목으로 진입이 결정되면서 드디어 우리도 우리의 무예를 올림픽에 올리게된 것이다. 개인적 소견으로 이는 한국 현대스포츠 100년사에 최고의 쾌거라 생각되지만 솔직히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긴 역사적 배경에 이소룡, 성룡, 이연걸등 헐리우드스타에 지금은 쿵푸팬더까지 합세한 우슈와 역시 엄청난 국력과 무술기반을 가진 가라데와 검도등 외부경쟁여건이 만만치 않았고, 가라데기원설로 정통성 기반마저 흔들리고, 초등학생이 80%를 채우는 수련생구조, 태권도계의 고질적인 불투명성과 반목도 우리가 이미 잘 아는 내용들이다.



또한 경기의 박진감 부족과 판정의 모호성은 물론이요, 일가를 이룬 고수마다 다른 태권철학과 정신을 내세워도 이를 결집해내지 못하는 행정력에, 관련통계와 연구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임대료에 허덕이는 국기원의 건축적 노후화와 옹색함은 종종 그곳이 전세계 태권인의 정신적 고향이며 중앙도장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한다.


그래서 이 기적을 더더욱 지켜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마침 정부도 최근 세계태권의 날을 앞두고 야심찬 '태권도진흥 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지켜보기도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부내에서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하지만 경험과 당위로 볼때 태권도의 올림픽지키기는 특정부처만의 힘으론 어렵다고 본다. 태권도인의 솔선수범과 온국민이 정성을 다할 때 가능한 일이다. 도꾜의 코꾸기칸(國技館)엔 천황이 재미없는(?) 스모를 국기로 세우기 위해 그곳에 얼마나 많이 왔는가를 보여주는 사진자료들이 가득하다. 참고할 대목이다.


태권도의 중흥이 한국관광을 질적으로 크게 발전시킬것이라는 확신에서도 태권도의 올림픽종목유지는 반드시 지켜내야할 현재 대한민국의 목표이며 가치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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