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12>=초보운전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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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12>=초보운전자 관리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9.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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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줄어들어 무리운전 할 수 밖에…”


최근의 경제난 반영 초보자 급증
사업 환경 악화돼 안전운전 위협
장기근속자 우대 등 지원책 있어야


최근 택시 교통사고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업계의 큰 근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택시 승객이 감소하는 바람에 적정 수입을 확보하지 못한 택시운전자들에 의한 무리한 운행, 장시간 운전이 택시 교통사고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같은 택시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원인으로 초보 ‘운전자의 증가’가 꼽히고 있다.
경제난으로 직업을 잃거나 이직을 해야 하는 인구가 급증, 취업난이 심화되자 택시운전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들 초보 택시운전자들이 상당수 택시운전에 나서면서 이들에 의한 사고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초보 택시운전자의 경우 자가용 승용차 운전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속에서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운전경력별 택시운전자의 사고율을 살펴보면, 전체 운전자 가운데 택시운전 취업 1년 미만 운전자의 택시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자그만치 20%에 육박, 연간 단위 경력별 사고율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 5년 단위 경력별 사고 점유율을 보면 1∼5년차의 경우 전체 사고의 43.5%를 차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운전경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운전자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통계만 보더라도 택시 교통사고는 운전경력이 많을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같은 논리를 전제로 할 때 택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한가지 유력한 방안으로 경력이 풍부한 운전자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택시운전 경력이 짧은 운전자에게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것일까.
이는 다음의 몇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첫째, 지리정보 미숙으로 인한 운전심리 불안정이다.
‘택시운전은 지리정보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듯 택시운전자는 지리에 통달하면 할수록 목적지까지의 운행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만약 운전자가 승객의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때부터 불안한 운전이 이어진다.
혹시 돌아가게 되면 승객이 짜증을 내지 않을까, 시간·요금 시비라도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등 실제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시비에 대해 불안하게 되고 더욱이 잘 알지 못하는 도로를 주행할 때 느끼는 긴장감이 더해져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방해하게 된다.
다음으로 적정 수입금 달성에 어려움을 느껴 무리한 운전을 하게 된다는 것도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택시운전은 상당한 요령을 필요로 한다. 승객이 많은 지역·지점을 찾아가는 요령과 승객이 많은 시간대나 체증이 잦은 지점을 기피하는 요령 등도 수익률을 높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령이다.
그러나 초보운전자일수록 그 같은 요령을 알지 못하며, 그런 이유 등으로 택시 운전 초창기에는 적정 수익금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경력이 짧은 택시운전자는 조바심이 나 다소 무리하게 운전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접촉사고 등을 노련한 운전자에 비해 훨씬 더많이 야기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가지 초보 택시운전자들은 노동강도가 높은 택시운전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한다. 말하자면 운전피로를 심하게 느껴 운전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직업운전자에게 운전집중도 저하는 곧바로 교통사고의 위험에 빠져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시로 속도를 높였다 낮추는 일은 물론, 크고 작은 자동차 사이로 밤낮 구별없이 하루 12시간을 누벼야 하는 초보 택시운전자에게 따라서 과로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인 셈이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내 정해진 운송수익을 올려야 급여와 수익금이 발생되는 택시운전 구조상 무리해서라도 운행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크고작은 교통사고는 초보 택시운전자들에게 어쩌면 필연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택시 운전 경력 6개월째인 유근석씨(47)는 “처음 3개월 보다는 낫긴 하지만 아직도 힘들다. 우선 사납금 채우기가 힘들고, 겨우 사납금을 채우면 몸이 파김치가 된다. 택시란게 눈으로 볼 때와는 너무 다르다. 특히 처음 할 때는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켜 벌어가는 게 없었다. 사전 교육 같은, 초보자들에게 어떤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굴둑 같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처럼 초보운전자들이 겪어야 하는 필연적 교통사고 환경을 개선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택시노동계의 주장이다.
택시노조 관계자는 “적정 임금이 보장되는 직업적 안정만이 초보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택시운전 초보자에 의한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택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컨대 택시업체와 종사자 모두에 안정적 수익구조가 이뤄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이는 현재의 제한된 수입금을 노사가 갈등을 치러가며 분배에 주력하기 보다는 더 큰 틀에서의 산업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통해 답을 구해야 할 것이란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운송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택시운송서비스와 이에 따른 다양한 요금구조, 지역 특성에 맞는 택시제도 개발, 업체 대형화를 유도하는 정책과 대형화에 따른 각종 혜택 부여 등을 통해 경영 안정과 택시노사의 산업평화 실현 의지 등이 결국 관건이 된다.
이같은 거시적 접근 이외의 택시운전 초보자가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택시산업발전기금 등을 조성해 ▲장기 근속 운전자에 대한 지원 확대 ▲초보 운전자 및 사고 유발운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훈련 시행 등의 노력도 절실히 요청된다.
초보운전자가 많을수록, 운전자의 이직률이 높고 전직이 많으면 많을수록 택시 교통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택시 사고가 많으면 결국 택시운송사업의 경영악화가 초래돼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된다.
따라서 택시 사고 줄이기 노력은 경영 안정을 위한 중요한 행위로 여기에 기업이나 종사자 모두의 진정한 동참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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