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택시캠페인=<4>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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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택시캠페인=<4>과속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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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능력 과신이 위험상황 불러

규정속도 준수의식이 가장 중요
속도 높을수록 사고시 피해 커져
수익성과 과속 여부 연관성 미미

과속이 택시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돼 오면서 그 위험성이 오랫동안 강조돼 왔으나 현실에서는 택시의 과속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의 속도는 운전자의 기기 조작에 의한 것으로, 택시 과속 역시 일차적으로는 운전자가 규정속도 또는 안전운행을 담보할 수준의 속도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택시운전자의 안전의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가용 승용차와는 달리 사업용 차량, 특히 택시의 경우 많이 움직이고 빨리 달려야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영업수익이 낮은 택시의 경우 운전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빨리 달려야만 하는 본질적 문제가 내재돼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지적은 설득력 있는 분석에 의한 것으로 간주되나, 그렇다고 운전자가 교통사고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선택해야 할 상황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문제다.
또한 교통사고를 야기할만한 과속행위는 택시의 영업운행 중 언제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이것이 택시영업 수익에 어떤 연관을 갖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택시의 과속에 의한 교통사고는 당연히 택시 운전자의 안전운전에 관한 의지와 평소 운전습관, 준법의식 등에 관한 문제로 규정할 수 있다.
택시의 과속은 일반적으로 운전자의 운전기술의 과신에서 출발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도로 현장에서는 택시가 다른 어떤 차종에 비해 교통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빠르게 움직이는 등 기민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택시운전자의 운전능력이 다른 운전자들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와 함께 택시가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운전을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택시운전자들의 운전에 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실제 나란히 달리는 자동차의 앞을 가로질러 전방의 우측으로 방향을 선회(우회전)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와 같은 상황에서  우회전을 시도할 수 있는 운전자와 시도하지 못하는 운전자의 구분은 거의 자신의 운전능력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같은 자신감이 지나치면 상식적으로 무리한 상황에서도 이를 무시하고 시도하게 되는데 이것이 결국 교통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과속 역시 운전자의 운전능력에 관한 과신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과속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운전능력에 의존한 운전보다 외부환경이 설정한 기준에 맞춰 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또한 택시운전자의 경우 운행구간이 일정지역 이내라는 점에서 지리정보에 밝고 도로환경에 익숙하다는 점도 운전자의 과신에 적지않은 영양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자는 불필요한 자신감 보다 주행가능한 규정속도를 지키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확고히 인식해야 한다.
속도가 높으면 차체가 운전자의 의도대로 제어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 역시 과속차량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자동차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피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나 속도가 높은 차량일수록 그 시간을 현저히 줄여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과속에 의한 교통사고일수록 피해 규모도 커진다. 물리적으로도  힘은 질량이 같은 물체에 있어 움직이는 속도의 크기에 제곱비례하므로 같은 자동차의 충격에도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충격의 크기는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참고로 시속 10㎞의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에 부딛쳤을 때 보행자가 사망할 확률은 10% 미만이나 시속 30㎞일 때는 30% 내외, 시속 50㎞가 넘으면 70% 내외, 시속 80㎞가 넘으면 생존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택시의 경우 과속만 줄일 수 있다면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택시의 과속이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상황으로 심야운행을 꼽을 수 있다. 주간에는 엄청난 차량의 흐름으로 체증에 시달리면서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환경이라면 야간, 즉 자가용 승용차가 대부분 도로에서 자취를 감춘 이후라면 속도를 높일만한 충분한 여건이 갖춰진 셈이 된다.
특히 택시는 운전자마다 1일 영업시간이 제한돼 있어 운행시간내 수입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승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에 노출돼 있는데, 심야시간 도로가 한가해진 이후면 자연스럽게 운행속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택시운전자 유영표(51)씨는 "심야에 규정속도로 달리는 택시가 있나요? 그런 것 지키고 저런 것 지키면서 언제 입금을 채우나요"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김학기(55)씨는 "한 달 잘 나가다 한번 사고 나면 모든 게 허탕인데 함부로 과속하고 할 수 없어요. 빨리 달린다고 해서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난 그저 부지런히, 정속운전하고 다녀도 다른 사람에 비해 수입이 적지 않아요"라며 과속운전을 경계했다.
택시 교통사고의 핵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과속에 대해 정부의 교통안전담당자는 디지털운행기록계 장착과 운행기록 분석이 의무화되면 운송업체에서 과속차량을 가려낼 수 있고, 이에 대해 적절한 통제와 교육 등을 통해 과속을 규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속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와 다른 자동차 운전자, 보행자 등을 보호하는 것이다. 치명적인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가져올지도 모를 과속운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통안전을 해치는 주된 요인으로 존재하겠지만, 선택은 운전자에게 달려있다.
과속은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물론이고 어쩌면 상습 과속행위를 일삼는 운전자라는 낙인과 함께 직업운전자로써의 자격을 잃게 되거나 누구도 취업을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운전자 스스로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인식해 어떤 상황에서라도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지 않으려는 노력, 업체의 철저한 과속운전자 관리가 결국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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