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이 봄날을 술이 망쳐서야
상태바
사설 = 이 봄날을 술이 망쳐서야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있으나, 요즘 우리 생활 전반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들 가운데 술이 원인이 된 일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술이야 적당히 한다면 사람 관계를 윤택하게 하고, 기분 전환을 위해서도 나쁘지 않지만 이것이 과해 마신 사람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면 음주자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가운데 문제를 일으키고 마는 것이다.

봄이 되면서 산으로 들로 나들이 인파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요 며칠 사이 술과 관련된 여러 사건사고가 발생해 주변을 언짢게 하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모여 잘 가꿔진 자전거길을 따라 자연속으로 질주하는 즐거움이야 이를 데 없지만, 이들 중 일부가 휴식시간 마시기 시작한 술이 지나쳐 사고를 당하거나 자전거길을 오고가는 여러 마니아들과 트러블을 일으켰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런가 하면, 봄 나들이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상춘열차에서도 진풍경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열차에 오르지 말자 술판을 벌여 주변의 승객들은 아랑곳 않고 고성방가를 일삼다 시비가 붙어 마침내 주먹다짐까지 일도 있다고 한다.

행락지 주변 도로에서의 음주운전도 늘어나고 있고, 등산길에서의 취객 숫자도 만만치 않게 늘어나고 있다. 등산로 입구의 식당가는 아예 질펀한 술자리로 변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꽃구경을 위해 운행하는 전세버스 안은 더욱 가관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하는 말이지만, 전세버스 운전자가 아무리 통제를 해도 달리는 차안에서 마시는 술이 차안을 온통 이상하게 만드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엊그제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어느 대학생 축제에서 만취한 대학생들이 폭도로 변해 폭력과 약탈을 벌이다 경찰과 집단대치하다 수십명이 체포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신입생 환영회라는 이름으로 막 성인이 돼 미처 술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술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고 하는데 술이 과하면 극약과 마찬가지다. 평소와 달리 이성을 잃고 행동하게 하는, 이 희한한 방종을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 것일까. 음주 기회가 잦은 이들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그와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