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중고차 업체, 국내 시장 공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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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중고차 업체, 국내 시장 공략 ‘가속화’
  • 김정규 maverick7477@naver.com
  • 승인 2014.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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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무역협정으로 각종 혜택...시장 잠식 우려”
핀란드 마스쿠스, 일본 카치스홀딩스 금년 내 진입

경기 침체 속 신차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는 사이 중고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대형 중고차 업체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업계 전반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계 중고차 업체의 국내 시장 진입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이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이후 대기업이 시장 확대를 자제하는 반면, 그 자리를 외국계 업체가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수입차 브랜드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수입차의 인증 중고차는 자사 브랜드의 품질 보증을 원칙으로 지정정비업체에서 품질 관리 및 무상보증 기간을 확대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2005년 처음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BMW는 중고차량의 72개 항목을 점검해주고 1년 무상보증 기간을 더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왔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국내 중고차 판매에 나서는 이유를 업계는 판매 수수료 외에 정비센터 수익, 판매된 자사 차의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꼽고 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외국계 중고차 업체의 진입도 본격화 되고 있다. 올해 진입을 준비 중인 대표적인 업체는 핀란드의 마스쿠스와 일본의 카치스홀딩스다. 마스쿠스는 헬싱키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전 세계 53개국에 진출해 있는 중고차 전문 회사다. 카치스홀딩스 역시 최신의 중고 매매 시스템으로 빠르게 성장한 대형 중고차 업체다.

국내 매매업계 관계자는 "외국 중고차시장의 경우 국내에 비해 매매시스템 등이 선진화돼 있다"며 "외국계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이들은 여러 국가 간 무역 협약으로 인해 세제를 비롯한 혜택을 누리고 있어 국내 업체들과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업계가 외국계의 빠른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외국계 기업들은 통상 지사형태로 국내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본사의 매출규모와 상관없이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가 대다수다. 설사 규제대상이 되더라도 WTO나 FTA 협정 등 국제규범에 저촉될 여지가 있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 체제에서 국내외 경쟁을 인정하더라도 최소한의 자국 시장의 보호를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며 "영세 매매사업자의 고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약 338만대로 156만대를 기록한 신차 시장의 2배를 육박하는 규모다. 시장 추정치로 따져도 30조원을 넘어 세계 10위에 해당한다. 4년 전만해도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196만대로 145만대인 신차 거래 대수에 비해 52만대 정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4년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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