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증가에도 수입타이어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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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증가에도 수입타이어는 ‘고전’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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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과 기술력 차이 줄고, 가격 경쟁력 낮아

국내 빅3 점유율 95%대...마케팅 전략 부재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입차 타이어를 찾는 고객을 그리 많지 않다. 국산 타이어 대비 가격이 비싸고, 품질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하기 때문이다.”

강서구에서 자동차 정비업을 하는 A씨(46)는 수입타이어에 대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했던 수입차 시장은 향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수입타이어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빅3(한국, 금호, 넥센)의 교체 타이어 점유율은 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타이어 업계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브리지스톤이나 미쉐린, 요코하마 타이어 등의 업체들이 유독 한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이유에 대해 “이들 수입 업체들은 고급(UHP) 타이어, 친환경 타이어 등에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 비해 아직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기술력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추세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높은 가격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 한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고성능 타이어 기준으로 국내 브랜드는 한 세트 교환 시 100만원 안팎이지만, 수입타이어는 200만원 가까이 달하는 실정이다. 실제 수입 타이어 가격은 거품이 심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가격과 실제가격의 차이가 크게는 3배나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시장의 분위기는 2012년부터 감지됐다. 국내에서 타이어등급제가 도입된 이후 타이어 업계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해외 수입 브랜드들과의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 제도는 소비자가 효율이 높은 타이어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이후 국내 빅3는 해외 유명 완성차 브랜드에 우수한 품질의 고급(UHP)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A3, BMW 뉴 3시리즈에 공급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제품은 폭스바겐 제타와 BMW 미니 JCW GP2 모델에 장착, 넥센타이어는 미쓰비시 아웃랜더 스포츠에 고성능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도 해외 완성차 브랜드 모델에 잇따라 국내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산 타이어 품질 경쟁력의 핵심은 고성능타이어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유수의 모터스포츠 대회에 적극 참가하며 고성능타이어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타이어는 통산 16인치 이상의 휠 직경에 최고속도 240km 이상의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이외에도 국산 타이어업계가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는 점도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산업의 경우 수입 브랜드의 가격인하 압박에 시달리지만 국산 타이어업계에 원화 강세는 타이어 제조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수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인식도 한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소비자 성향이 국산 타이어의 해외 수입차에 공급되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수입 타이어의 장착에 대한 필요성 및 과시욕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교체 타이어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점점 약화되고 있고, 친환경 타이어 및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같은 차별화된 대안을 내놓지 못 하고 있어 당분간 고전을 면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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