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임원 인사과정, 제대로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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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임원 인사과정, 제대로 들여다 보자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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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소위 ‘관피아’ 척결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퇴직 공무원의 공기업 등 유관기관 재취업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 돼버리자 공기업 주변이 벌써부터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공무원들이 기관장을 이어온 관행이 지속되던 시절에는 행정부 비위 맞추기에 여념이 없던 일부 전‧현직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공무원의 기관 재취업의 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자신들이 기관의 책임있는 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그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장이나 책임있는 임원 자리는 해당 정부부처 장관이 임명하나, 각각의 인사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그런 자리에 오르려 하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능력이나 경력, 사회적 지위, 학문적 성과 등만이 입신의 조건으로 여기지 않는다.

인사추천위원들과의 인간적인 관계, 정부 주요 직위에 있는 이들과의 교분 등도 자신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여겨 대부분 응모자들은 인맥을 동원하기에 정신이 없게 된다.

과거 한 때 이미 누군가를 내정해 인사추천 과정을 들러리로 만들던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지금 사정은 적지 않게 달라졌다. 따라서 ‘내정’이 불가능하다면 ‘나도 해볼만 하다’ 심리가 후보자들을 부추길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도 ‘나만 훌륭하면 다 잘될 것’이라 믿는다면 오산이다. ‘누군가 힘있는 사람이 밀면 될 것’이라며 움직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중 유력 정치인 주변을 전전하며 그들의 입김을 기대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이미 그런 방식으로 정부 부처 내에서의 인지도를 넓히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인사추천위원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이들과의 접촉도 준비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공기업의 대표자는 공적 사명감과 전문성, 경영마인드 등을 고루 갖춘 맑은 이가 돼야 하나 이런 식의 정략가는 곤란하다. ‘모사(謀士)꾼은 책사(策士)에 불과하다’는 중국의 속담도 있다. 교통 분야에서라면 ‘정치적 모사’는 치명적인 결함이라 할 수 있다.

어렵게 시도되는 공기업의 제자리 잡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관련자들은 눈을 부릅 뜨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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