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특별기획=<2> 전세버스 교통안전의 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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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 특별기획=<2> 전세버스 교통안전의 요점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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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운수업 비해 외부환경 복잡하고

 

지입제 만연해 체계적 관리 어려워/
지입차, '안전관리 범위' 밖에 존재/
차량점검·운행스케줄 등 통제 안돼/
업계의 구조적 문제 해소 선행돼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 안전문제가 육상교통 부문의 교통안전을 새롭게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육상교통 부문에 있어 안전 문제는 해묵은 과제의 하나다. 1990년대 이후 급진전된 자동차대중화의 영향으로 국내의 자동차 교통사고는 세계에서도 드문 사고율을 기록하면서 사망자 수가 급급히 증가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정부와 민간의 노력 등이 이뤄지면서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각종 교통사고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의 기미를 보였고, 2010년을 전후해서는 특히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줄이기’ 정부 시책 등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게 변화되지 않은 현상으로, 사업용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는 교통부문의 심각한 딜레마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사업용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는 자가용 승용차에 의한 교통사고와는 크게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은 운수사업의 형태와 사업의 특성 등에 따라 좌우되고 있음은 익히 확인된 바 있다.

즉 택시의 경우 제한된 지역 공간 내에서 잦은 차로 변경과 과속?급정거 등을 반복함으로써 야기하는 교통사고가 많다는 점, 그리하여 택시교통사고 유형은 접촉?추돌사고 빈도가 높은 대신 사망자 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특성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물차 교통사고는 장거리 운행에 따른 졸음운전, 야간의 후방 추돌사고 등을 일으키는 비율이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높고 이로 인한 사고 피해 역시 상대적으로 크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세버스의 경우 또다른 사고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정기적으로 전국을 누비며 관광객을 운송하는 전세버스의 경우 졸음운전이나 과속이 원인이 된 교통사고가 잦고, 또한 수대 내지 수십대의 차량이 줄지어 운행하면서 이들 차량끼리 추돌하는 유형의 사고 또한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차내 안전띠 미착용으로 인한 차내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나들이 기분에 안전띠를 풀고 음주?가무를 즐기다 사고를 당한 여행객들의 피해를 다룬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자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 사이에 전세버스 교통사고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전세버스의 경우 현행 법으로 금지돼 있는 지입제 경영업체들에 의한 지입차량의 비율이 대단히 높아 근본적으로 안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차주 맘대로 하는 지입제

지입차량이 안전에 취약하다는 점은 다음 이유로 설명된다.

차량 1대를 소유한 전세버스 차주는 업체와 명의이용(지입) 계약을 해 업체 상호를 빌려 운행에 나설 뿐, 업체의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입차주는 운행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무방하다.

전세버스는 계약에 의해 승객을 운송해야 하나, 지입제의 경우 업체가 계약을 받아 차주에게 운행을 배분하는 게 아니라 차주 스스로 운송계약을 하고 운행에 나서기 때문에 안전문제 역시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

가령 비수기에 운행이 저조해 수익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가 성수기에 운송계약이 몰리게 되면, 지입차주는 수익 회복을 위해 무리한 운송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평일 왕복 1000km 이상을 운행하고 야간에 출발지로 돌아온 경우 반드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나 이를 무시하고 다음 날 또다시 운행에 나서도 이를 통제할만한 장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입업체가 아닌 직영업체의 경우 이같은 상황에서의 운행을 결코 지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속 운전자 역시 무리운전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관행이다.

상기 두 경우에서 운전피로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어느 쪽이 높은지는 불문가지다. 따라서 전세버스 교통안전에 가장 기초적인 문제는 역시 지입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입제 전세버스 차량에는 교통안전에 취약한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업체 단위의 정규적이고 일상적인 차량점검-정비 역시 지입차량은 소홀할 수 밖에 없다. 시간?비용 문제도 그렇지만 운전자가 관행적으로, 또 느낌에 따라 차량 정비?점검에 임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도 성수기에는 더욱 소홀해진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지입차량은 대부분 행정관리 밖에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나 교통안전 유관기관, 사업조합이나 공제조합 등 교통안전에 책임있는 기관의 각종 시책이나 지시, 주의사항 등을 직접 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를 이행하는 일에도 소홀하다는 것이다. '지시에 따라도 그만 따르지 않아도 그만'인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로 놓이게 되는 양상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입제 전세버스는 특히 교통안전에 취약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공통 지적이다. 따라서 전세버스 운송사업에 있어 교통안전의 첫걸음은 업계 내 상존한 지입제 경영에서 하루빨리 탈피해 직영체제로 차량을 운행하고 운전자를 관리하면서 안전에 관한 한 일사불란한 대응태세를 갖춰야만 한다.

이상의 전세버스 교통안전을 위한 업계 내적 전제조건이라면, 다음으로는 전세버스의 교통사고의 유형을 살펴보기로 한다.

안전띠 미착용 크게 개선

먼저 그동안 자주 발생하는 전세버스 교통사고의 유형으로는 ▲수 대 내지는 수십 대의 차량이 줄지어 달리다 앞뒤 차량이 추돌하여 발생하는 대열운전 교통사고 ▲차내 안전띠 착용에 소홀하다 차체의 외부 충격이나 비정상적 운행에 승객이 차량 안팎에서 2차 충격을 당해 일으키는 안전띠 미착용 사고 ▲특히 나들이 단체 여행객들이 여행 분위기에 들떠 차내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일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차내 음주·가무 사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중 안전띠 미착용에 의한 교통사고는 최근 지속적인 홍보와 업계의 현장 계도, 승객의 인지도 상승 등에 힘입어 크게 감소, 안정권에 들어 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열운전에 의한 사고나 차내 음주가무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운전자 개인의 부주의나 과실 등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 사고라는 점에서 결코 쉽게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운송계약을 체결한 주체들의 무리한 요구, 탑승객들의 무분별한 행동, 이에 편승한 운전자의 묵시적 동의나 눈감아주기 식 승무 역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운전자 묵시적 동의도 문제

결국 전세버스 교통사고는 여러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에 비해 원인행위가 복잡하며, 외부 환경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수한 근무실적으로 일반기업의 운전직을 수행해 온 운전자가 전세버스 운전을 경험하고는 손사래를 칠 정도였을 정도로 전세버스 운전에는 따로 신경을 쓸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와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전세버스 운전에는 특별한 요령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통안전에는 왕도가 없고, 원칙과 평상심, 높은 주의력과 직업적 자부심이 필요하며 특히 운전자가 스스로 품위를 지키는 운전,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둔 승무를 유지한다면 전세버스 교통안전도 능히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점을 전제로 계속해서 전세버스 교통안전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대열운전, 차내 음주가무를 주제로 한 집중 취재 결과를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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