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중고차 시장 상반기 결산> 중고차 매매 3대 키워드 'SUV, 디젤, 생계형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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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중고차 시장 상반기 결산> 중고차 매매 3대 키워드 'SUV, 디젤, 생계형 트럭'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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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열풍, 불경기 탓에 세제혜택 등 사회적 요인 반영

거래실명제 등 법률 강화 속 “경매장 영업소 갈등은 과제”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08년 14조원에 머물다 지난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4% 늘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 시장 규모도 커 평균 중고차 판매단가가 9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32조원으로 추정된다. 세게 10위권 수준이다. 불과 5년만의 일이다. 국내 중고차 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338만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신차 시장(156만대)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양적 성장에 따른 질적 성장도 기대해 볼만 하다.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던 시장 신뢰의 문제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허위매물, 허위광고 처벌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소비자에 대한 각종 고지의무 및 거래 실명제, 성능점검제도 등이 안착되면 매매시장 경기를 밝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적 성장 대비 경제적 선택은 더욱 늘어

2014년 상반기 중고차 거래대수는 4월 기준 112만8393대를 기록했다. 사업자거래는 68만3797대(60.6%), 당사자거래는 44만4596대가 거래됐다. 중고차 수출은 8만4433대로 거래금액은 4억1454만5천달러다. 대당 평균 4900달러다. 상반기 신규 등록은 신조차(차량이 출고된 후 바로 매매상에 등록된 차) 50만9181대, 수입차는 6만6744대에 달했다. 말소 등록 처리된 차는 폐차로 20만3429대, 수출로 6만9150대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중고차 시장 매물의 인기 키워드는 단연 레저차량(SUV, RV)의 인기다. 올해 5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판매한 SUV가 총 13만4403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4%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UV 돌풍이 불고 있는 신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고차 시장 역시 SUV의 높은 인기가 다른 차종을 압도하고 있다. 독보적이다.

이는 아웃도어의 열풍과 맞물려 있다. SUV, RV는 뒷좌석 활용 방법에 따라 세단보다 많은 인원이 타거나 부피가 큰 캠핑용품을 모두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말에 캠핑이나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다. 또한, 대부분 디젤로 출시되기 때문에 평일 시내주행 시 높은 연비로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SUV의 실용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SUV는 현대차 싼타페 CM, 기아차 스포티지 R,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투싼 ix, 쌍용차 뉴 코란도 등으로 구형과 신형 모델의 구분 없이 인기가 높았다. 비교적 최근 연식 중에서는 시세가 2000만원 내외로 형성돼 매물의 거래가 활발하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연비다. 불경기에 따른 연비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젤 차량의 인기가 동반상승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디젤차의 경우 저공해 인증을 받으면 주차비 할인과 세제면제 혜택까지 가능하고 신차 발표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디젤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디젤 비중은 2010년 33%, 2013년 34%를 기록해 몇 해째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도 2010년 10%에서 2014년 현재 31%까지 급상승해 대세로 떠오른 디젤차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경기를 반영하듯 올 초 중고차 시장 분위기는 경차가 이끌었다. 특히 경차는 취ㆍ등록세, 공채 비용 면제와 더불어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50%할인 등 세금혜택이 많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적인 차량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잔존가치도 높아 한동안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모닝, 스파크, 마티즈 등이 인기 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부의 튜닝산업 활성화 정책과 생계형 트럭 튜닝 규제완화에 따라 중고 트럭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상반기 특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생계형 차량의 대명사인 1t 소형 트럭의 경우 지난 1분기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만큼 인기 급상승 중, 탄탄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배달이나 적은 양의 화물들을 옮기기에 적합한 다마스·라보·포터 등 경상용차나 소형화물차는 저렴한 가격은 물론 세금까지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유일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단종 소식이 알려진 올 1월부터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포터나 봉고 프론티어 등 저렴한 가격의 소형화물차도 경기불황의 여파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도 생계형 자영업에 도전하는 예비창업자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기에, 포터의 인기는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국내 신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향후 관세혜택이 더해져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구매할 수 있어 당분간 수입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열풍이 거세다. 3년 리스 만기가 된 독일 프리미엄 중형차가 올해부터 매년 1만대 이상 쏟아진다. 특히 수입차 인기 모델인 독일 3총사 BMW 5시리즈, 벤츠 E 클래스, 아우디 A6가 그렇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끝난 2010년 100% 넘게 증가해 처음으로 1만대(1만9209대)를 넘어선 이후 연 평균 3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3만대를 돌파(3만6462대)했고 올해는 4만대를 뛰어 넘을 전망이다.

질적 성장위한 토대 마련...업계 자정 노력이 관건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인 부분도 변화를 맞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산업화가 진전될수록 그동안 중고차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시장이 과거 소비자를 속인 매매가 빈번했던 레몬마켓(저급품이 유통되는 시장)에서 우량의 제품과 서비스가 거래되는 피치마켓으로 바뀌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11년 중고차 매매업이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된 이후 대기업의 진입이 자제되는 분위기에서 해외 중고차 업체들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고, 수입자동차들의 인증 중고차 사업이 확대되면서 업계 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업체를 제외하고도 올해 내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입 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중고차 시장도 급속도로 영토 확장 중이다. 시장 점유율도 거의 신차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밖에도 시장 확대와 투자를 계획했던 자동차 기업들이 경매장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소 매매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고차 경매 활성화라는 정부의 지원까지 얻은 중고차 경매 업체들은 최근 경매장 영업소의 시설 기준을 내년부터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되면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가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좁은 공간에서도 영업이 가능해져 일반인으로부터 대대적 물량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존 매매업계는 물량 불균형을 우려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연간 중고차 거래 중 경매를 통한 매매는 2%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중고차 경매에서 차량 매수는 중고차 경매 회원에 가입한 매매업체에 한정되나 매도는 일반인도 할 수 있다. 현재 주요 중고차 경매업체는 현대글로비스, KT렌탈 오토옥션, SK엔카 등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해 서울경매장(AJ렌터카 계열)과 동화엠파크 등 5곳이다.

한편 2014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기존 가격보다 싸게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중고차할부대출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중고차전액할부가 예전보다 서류나 절차상으로 매우 가벼워지면서 시장 활성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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