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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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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치 3주, 중상사고 기준으로 타당한가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교통사고로 5092명이 사망했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사고율은 통계관리가 가능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회원국 32개국 중 30위나 31위에 해당한다(2012년에는 31위).

OECD 32개국 모두 사망사고의 기준을 교통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사람이 사망한 경우로 정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는 사망사고의 기준을 사고발생 후 72시간 내 사망으로 규정한 적도 있었지만 OECD에서 국가간 비교를 하기 위해 30일 기준을 제시하면서 OECD 기준을 따르고 있다. 만약 30일이 경과하여 사망했다면 통계상 중상사고로 집계된다.

교통사고 ‘사망’의 적용은 통계상, 행정법(도로교통법)과 형사법적으로 각각 다르다. ‘도로교통법’상 가해자에게 사망벌점(90점)의 부과는 피해자가 72시간 내에 사망한 경우에 한한다. 72시간을 초과하여 사망했다면 중상의 벌점(15점)을 부과한다. 그러나 형사처벌 여부가 정해지는 교통사고 사망사고는 기한에 관계없이 사고발생과 인과관계만 있다면 적용 가능하다.

‘도로교통법’ 상 ‘중상사고’는 3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이 있는 사고로 돼있다. 교통현장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앞차 탑승자의 요추나 경추에 충격이 가해지면 외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의사는 이러한 교통사고의 특성과 환자의 상태를 감안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 경우에 따라 전치 3주의 진단은 환자의 통증 호소만으로도 내릴 수 있어, 경미한 추돌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졸지에 중상사고 야기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통계적 또는 행정법적으로 ‘중상사고’의 진단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이다. 경미한 교통사고로 실제 통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환자의 진술만을 신뢰하고 내리는 전치 3주의 진단부터 사지가 절단되는 등 사회복귀가 불가능한 중증장애인, 사고 발생일부터 30일이 경과한 사망사고를 모두 중상사고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기위해 피해자가 이를 악용할 수도 있다. 한때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된 적도 있었지만 여전히 ‘중상사고’의 진단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진단서의 발급은 전적으로 의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OECD는 회원국들이 수용할 수 있는 중상사고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에 회원국마다 ‘중상사고’의 기준이나 정의는 천차만별이다. ECE(유럽경제위원회,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는 ‘중상사고’를 “골절, 뇌진탕, 내상, 으스러짐, 심각한 절단과 열상, 의학적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충격 또는 병원입원을 수반하는 심각한 손상”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유럽연합 국가조차도 그 기준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한편, 2009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위헌결정에 따라 본격적으로 교통실무에 등장하게 된 ‘중상해’의 개념과의 큰 편차도 문제시 된다. 용어의 의미로는 ‘serious injured’인 상태로 중상이나 중상해나 동일하지만 사회통념상 형사법적 개념인 중상해가 본래 의미에 부합한다. 중상해는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不治)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를 의미한다. 즉 행정법상 개념인 ‘중상’이 형사법적 개념인 ‘중상해’를 포괄하고 있다.

중상과 중상해의 괴리로 나타나는 문제점은 이외로 크다. 경찰청에서 발표하는 공식통계인 사망, 중상, 경상사고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가해자에게 행정처분을 하게 된다.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야기했을 경우에는 회사 전체차량의 보험요율 인상이 수반될 뿐만 아니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교통사고지수, ‘교통안전법’에 따른 교통안전도 평가지수로 행정처분 또는 특별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중상의 가중치가 사망을 기준으로 ‘0.7’이기 때문에 사망자가 없더라도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피해자가 여럿 있다면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거나 특별안전진단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운수관계자는 중상의 기준 때문에 부당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오래 전부터 정부에 이 기준의 상향조정을 요청해왔다.

또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내부의 문제점도 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오랫동안 인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폐지되어야 할 법률로 지탄받고 있다. 그러나 1981년 제정된 이래 우리나라 교통제도의 하나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폐지 법안을 내기는 무척 어렵다. 업무상 과실치상죄를 범한 운전자를 모두 전과자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대체입법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국회나 이 법을 주관하는 법무부는 현행 법령을 일부 개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비록 난폭하게 운전하더라도 사망사고나 중상해사고를 야기하지 않았고 중대법규 11개 항목에만 저촉되지 않으면 이러한 운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와 같은 몇가지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바로 잡기 위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상해 기준(개념)의 수정을 제안한다. 사회복귀가 불가능할 정도의 극히 심각한 정도의 상해가 아닌, 객관적으로 식별이 가능하고 사회통념상 ‘큰 부상이라고 볼만한 정도의 상태’를 중상해의 기준(개념)으로 정하자는 의미이다. 궁극적으로 중상해 여부는 법관이 판단하겠지만 그 기준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공정한 행정처분과 난폭운전자를 퇴출하는데 기여하리라 본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중상의 기준(정의)은 매우 명확한 편이지만 수요자의 입장은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신속성과 편의성 측면만 고려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상태를 확정하는 개념으로는 부적절하다. 행정처분의 기준이 되는 ‘전치 몇 주’의 정량적 개념은 처분을 신속하게 하고 전문가인 의사의 판단을 빌려 수치적으로 증명하기 위함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상의 기준은 높이고 중상해의 기준을 낮추어 개념상 같은 기준으로 운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한다. 법관의 재량적 판단의 참고가 되는 중상해의 기준(예시)은 중상의 기준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도 행정처분의 기준과 형사법상 구성요건을 동일한 개념으로 정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예컨대, 중상이든 중상해든 전치 6주 이상의 의사의 진단과 함께 제3자가 인정할 수 있는 골절이나 심각한 외상 또는 정신이상 등을 수반하는 사고로 그 기준을 같이 하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스페인이나 스위스와 같이 24시간 이상은 반드시 병원입원이 수반되는 제3자가 인정할만한 상해가 있어야 하는 등 많은 국가가 적용하는 중상의 개념과도 궤를 같이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위 제안의 실행이 어렵다거나, 기존과 같이 공급자의 편의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 최소한 중상의 기준을 전치 4주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현재 일본에서 적용하는 기준이고 병원에서도 4주의 진단을 하려면 골절은 생겨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전치 4주의 진단은 그나마 의사의 재량적 판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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