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퍼포먼스’와 현실적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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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퍼포먼스’와 현실적 대안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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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요 도로변에서 검정 도포에 갓을 눌러 쓴 이들이 눈빛을 번뜩이며 도로를 주시한다. 진지하게 보면 살벌한 것 같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우스꽝스러운 이 광경은 다름아닌 ‘무단횡단 보행자를 잡아가기 위한 저승사자들의 등장’이다.

서울시가 시내 전역에서 연간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무단횡당에 의한 사망자가가 100명을 훨씬 넘는 상황을 안타깝게 받아들이며 고육지책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최근 시행한 무단횡단 예방 퍼포먼스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색적인 장면에 흥미롭게 현장을 보고 지나치지만 이같은 행위가 실제 무단횡단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듯 했다.

‘무단횡단이 위험한 것이니 저런 홍보를 하는구나’, 라는 반응도 있고, ‘되게 할 짓이 없다’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다. 문제는 이렇건 저렇건 무단횡단이 위험하다고 하는 사실은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지만, 실제 개개인의 생활에서는 좀체 달라지지 않는 부분이 문제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단횡단을 하면 큰일 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상 자신은 아이와 함께 길을 가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는게 우리 현실이다.

그러므로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이상으로 현실에서 무단횡단을 근본적으로 차단할만한 조치를 취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시민의식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노력을 오랜 시간 경주했을 때의 기대효과에 비해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무단횡단이 잦은 곳을 중심으로 횡단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도로시설물을 보강하고 개선하는 일이라고 한다.

띄엄띄엄 느슨하게 설치된 가이드레일을 촘촘히, 또 견고하게 설치하는 일, 뛰어넘지 못할 정도의 높이를 확보하는 일에서부터 철저한 단속과 처벌까지 행정력과 비용을 과감히 투자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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