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가격 공개 제도, 도입 취지 무색해 전시용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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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품가격 공개 제도, 도입 취지 무색해 전시용 ‘전락’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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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접근성 개선 최우선...관련 업체도 활용 어려움 호소

“공개는 하되 검색 시늉만...부풀리기 의혹 해소 가능하나”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수입차 부품가격 공개제도’가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와 달리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부품협회(회장 김석원)의 자동차 부품가격 공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들이 정보 검색을 어렵게 해놔 소비자뿐만 아니라 부품업계, 자동차보험사, 정비공장 등도 확인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자동차 부품 소비자 가격 홈페이지 공개 제도에도 여전히 소비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신차 및 부품가격 부풀리기’, ‘수입차 부품의 국내외 가격차 및 유통 구조’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자동차 부품가격의 투명화와 수입자동차의 부품가격 부풀리기 의혹으로부터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자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자기인증요령에 관한 규정’(고시)을 개정하여 자동차 부품가격 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대표적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BMW의 경우, 찾으려는 모델의 부품정보를 보려면 기본적으로 연식, 모델을 선택한 후 영어로 된 부품명을 직접 입력해야 찾을 수 있어 명색을 갖췄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정확한 모델을 검색해야 하는데 연식 선택, 배기량별 모델에 대한 검색도 지원 되고 있지 않으며, 그나마 부품명을 영어로 입력해야 찾아볼 수 있어 부품업계 종사자들도 활용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아우디는 정확한 모델을 검색해야 하는데 연식 선택, 부품명으로 검색하는 기능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는 찾고자 하는 연식의 모델이 맞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포드는 정확한 모델을 검색해야 하는데 연식 선택도, 모델 선택도 없고, 부품명 또한 영어로 입력해야 찾아볼 수 있어 찾고자 하는 부품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외에도 크라이슬러, 지프, 인피니티, 지엠, 볼보, 혼다, 토요타, 닛산, 피아트, 푸조 등도 연식 선택과 배기량 정보가 없어 찾고자 하는 모델이 맞는지 확인할 수 없고, 찾고자 하는 부품의 정확한 영문 부품명을 모르면 검색이 어려워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에서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부품가격 공개는 하되, 소비자가 검색하기 어렵게 시늉만 내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고 밝혔다.

김종훈 의원은 “수입차 부품가격 관련 불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수입차 부품가격 정보를 조사해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동차 부품가격과 함께 문제되는 공임에 대한 정보 전달도 필요하고, 내년 자동차 대체부품인증제도가 시행되면 대체부품의 가격을 순정부품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는 만큼 수입차 관련 ‘가격 부풀리기’ 등 조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면서 “수입차 부품 유통구조, 다른 국가와의 가격 비교, FTA로 인한 관세인하 전후의 가격 비교 등 여러 관점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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