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KOS vs 보험 AOS '1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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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KOS vs 보험 AOS '1라운드 돌입'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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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계, 정비견적시스템 독자 개발 ‘승부수’
 

KOS(정비견적프로그램) VS AOS(수리비전산견적시스템)

보험사 관행에 따른 불만 표출...일선 정비공장 협력·지지 관건

자체 제작에 현장 기술 실시간 업데이트 장점,...대항마적 성격

“보험업계와 균형추 맞추려면 시스템 보완 필요성 있어” 지적

현재 대부분 정비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수리비전산견적시스템(AOS)’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비업계가 독자 개발한 ‘자동차정비견적프로그램(KOS)’을 내놨다.

내년 표준정비시간 의무게시를 앞두고 개발된 KOS는 전국검사정비연합회가 별도의 전산위원회와 컨소시엄을 구성,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정비업계의 입장과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해 자체 제작했다는 게 연합회의 설명이다. 이로써 보험사 시스템인 AOS와 경쟁 여부가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지난 22일 전국검사정비연합회(회장 박재환)가 내년 표준정비시간 공개와 연계해 자동차정비견적프로그램(KOS: Kaima Online System) 시연회를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개최했다.

KOS의 발생 배경에는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간의 오랜 갈등과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정비업계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개발·보급해 전국 70% 정도의 정비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는 AOS(Areccom On-line System)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성과 시간당 정비공임 현실화를 들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AOS가 일부 차종의 작업항목 누락과 비현실적인 작업시간 적용 등 정비물량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회원사의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업계는 보험사가 자신의 입장에서 개발한 AOS 견적만 인정하며 연간 20억원 가량의 사용료를 받고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AOS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리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정비공장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채 공정성을 잃었다고 비판해 왔다.

시연회에 참석한 권석창 자동차정책기획단장도 업계 간 견적프로그램을 두고 벌어지는 구조적 갈등에 대해 언급하며 “KOS 프로그램이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실효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손보사와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정비업계의 표준정비시간 공개에 맞춘 KOS 보급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보다 ‘협상용 카드’의 성격이 짙다. 정비업계가 독자적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손보업계와 협상의 균형추를 조금이나마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성태근 연합회 전산위원장은 “업계 내에서 AOS의 장기간 독점이 손보사의 ‘갑질’의 도구로 왜곡돼 정비업계를 ‘수탈’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며 KOS 이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KOS가 정치적인 의미로서도 힘을 갖기 위해서는 현장 정비공장의 이용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장의 지지 없이는 KOS가 AOS의 큰 포맷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실질적 효과를 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누락항목 신설, 표준작업시간 산정 기준이 되는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KOS와 AOS는 관리법령의 차이를 두고 있다.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구분이다. 시연에 나선 컨소시엄 업체(컴나래, 포커스, 인트라밴)에 따르면 KOS의 가장 큰 장점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한 실시간 업데이트 기능이다. 회원사가 일선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의견(작업항목 추가, 비현실적 작업시간 수정 등)을 전송하면 시스템이 바로 반영, 데이터 축적으로 조합원들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 표준정비시간 산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리비 청구양식은 국토부 표준 외 엑셀과 메일로 발송 지원이 가능하다 것이 특징이다.

연합회는 KOS의 저작권은 연합회에게 있으며,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료는 현재 AOS보다는 낮게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손보사와 갈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책임과 대응도 연합회 측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이 정비업계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결국 일선 정비공장의 협력과 지지를 연합회가 어떻게 이끌어 낼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OS는 2003년 개발돼 무료로 사용하다 2007년부터 손보사가 유료화 시켜 정비공장 PC 1대당 월 3만5000원의 사용료 내고 있다. 한편 보험개발원 기술연구소는 정비업계와 AOS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선진화 방안’을 마련, 국토부에 전달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정비공장의 불만 및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차종별 250개 항목을 400~450개 이상으로 세분화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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