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사망사고 증가 원인은 ‘수익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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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사망사고 증가 원인은 ‘수익 악화’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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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고령운전·법인택시 심야과속 ‘사고 주범’

“대리운전·버스에 손님 주고 남은 건 과속·난폭운전”

지난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서울에서는 오히려 늘어나 교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 초 경찰청 잠정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전체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데 비해 사업용자동차에 의한 사망자 수는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월 전체 사망사고에서 사업용자동차가 65%를 차지한 가운데 법인택시가 50%, 개인택시가 15%를 차지해 택시업계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택시에 의한 교통사고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과속, 난폭추월, 신호위반 등 이른바 ‘무법운전’이다. 이는 개인택시보다는 여유가 적은 법인택시에 있어 더욱 심각하게 거론되는 문제로, 하루분의 사납금을 채운 뒤 초과수익을 챙기기 위해 상대적으로 과속운행을 더 많이 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시택시정보시스템 분석 자료에 따르면 평균 운행속도가 법인택시 28.1km, 개인택시 27.1km로 조사돼 법인택시의 속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013년 12월~2014년 1월). 차량 이동량이 적은 심야시간에는 법인택시 속도가 개인택시에 비해 최대 2km 이상 빨라 사고의 위험성이 높게 나왔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무법운전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대리운전, 버스전용차로, 심야버스, 심야지하철 운행 등으로 인한 손님감소와 그로 인한 수익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손님 태우기가 어렵고 수입이 저조하다 보니 법인택시 기사로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서 많이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수익 악화의 문제는 다시금 양질의 운전자 수급을 막는 구조적 폐단으로 이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 1차2인제가 원활하게 운영되던 시절 법인택시회사들은 일정 수에 해당하는 스페어운전자(대기운전자)까지 보유하고 있었지만 운행률 70~80%에 그치는 요즘은 경력 없이 자격증만 보유한 초보자라도 앞 다퉈 운전기사로 픽업하기에 바쁘다는 것.

그는 “무사고 경력을 가진 양질의 운전기사는 개인택시 양도·양수를 통해 빠져 나가고 있어 12시간 이상 근무에다 수입이 개인택시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법인택시에는 검증되지 않는 운전자들이 흘러들어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양질의 기사들은 입소문을 통해 복지시설 좋고 사납금 낮은 회사로 쏠리고 있어 수급이 원활치 않은 회사들은 사실상 사고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고령운전자 문제는 법인택시보다 개인택시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서울의 택시기사는 8만7368명으로 60대 이상이 45.2%로 절반에 육박한 가운데 개인택시의 경우 60세 이상이 54%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젊은 택시기사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 문제다. 전체 택시 가운데 20대 운전사는 2010년 128명에서 지난해 31명으로 4분의 1이 줄었고, 30대는 3149명에서 1079명으로 3분의 1이 토막 났다. 40대 운전자는 1만886명으로 60대 운전자(3만1365명)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통업계 한 전문가는 “택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거 버스가 준공영제를 실시해 운전기사들의 생활안정을 보장해 줌으로써 사고를 감소시킨 것과 같이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생활이 안정돼야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킬 수 있고, 그래야 자연스럽게 사고감소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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