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고, 사고 속이고, 이미 팔린”...그래도 판치는 허위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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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싸고, 사고 속이고, 이미 팔린”...그래도 판치는 허위매물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0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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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잇카 상반기 분석결과 71.8%..시장 특성상 표준가격 산출 어려워

도덕적 해이 중고차 전반에 영향...등록신고 절차, 광고심의 강화해야

중고차 허위매물은 업계 내에서도 중고차 시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오랜 골칫거리이자 중고차 문제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딜러의 도덕적 해이로 업계 전반이 부도덕성에 물들고 있다.

중고차 프로파일링․컨설팅 기업 올라잇카가 상반기 소비자가 의뢰한 181건의 ‘허위매물 판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130건인 71.8%가 허위매물로 나타났다. 허위매물 유형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상식 이하의 낮은 판매 가격, 사고 이력을 숨기거나 이미 판매된 매물을 광고하는 경우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제일 많이 현혹되는 허위매물 유형은 낮은 가격. 전체 허위매물 중 60%다. 시세에 크게 벗어나는 판매 가격에도 그럴싸한 인터넷 광고에 속는 일이 다반사다. 일상적으로 신차 가격의 절반으로 시세가 내려가려면 신차 출고 후 3년에서 5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허위매물만 전문으로 광고하는 ‘중고차 허위매물 사이트’는 1년만에 신차 가격의 절반, 혹은 1천만원 이하로 긴급 판매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허위임이 100%라 봐도 무방하다는 것.

부동산과 달리 중고차는 정부차원의 실거래가 공개나 공신력 있는 시세 산출기관의 평가 자료가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중고차의 특성상 같은 연식의 동급 모델이라고 해도 사고유무, 주행거리, 색상 등 매물 상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표준화된 가격을 산출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있다.

업계는 중고차 사이트의 신뢰도가 아닌 손품을 팔아서라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시세비교 정보를 소비자가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소한의 피해는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싼데’ 싶으면 무조건 허위매물이다. 이번 조사 결과 허위매물로 판별된 매물의 130대 중 78대, 즉 10대 중 6대가 이와 같은 경우였다.

허위매물 판매자들은 공격적인 온라인 광고를 통해 '급한 사정이 있거나 한시적으로 싸게 파는 이벤트' 라는 등의 혹시나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유혹한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사고이력을 숨기는 것. 사고차를 무사고로 광고하는 경우로 21.5%를 차지했다. 이어 이미 판매된 매물을 광고하는 경우도 16.2%로 상위등급(트림)에 속했다. 기타 유형이 2.3%로 나타났다.

사고이력은 소비자와 중고차 매매상(딜러)이 생각하는 무사고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중대형 사고 시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카히스토리를 통해 차량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히 확인이 가능하다.

판매된 매물 흔히 ‘얼굴 마담 차량’을 앞세워 광고하는 판매자들도 문제다. 판매 후 바쁜 일정을 핑계로 광고를 삭제하지 못한 경우, 판매 후에도 중고차 쇼핑몰에 지불한 광고비가 아까워서 방치하는 경우, 의도적으로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 등의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오정민 올라잇카 대표는 "온라인 중고차 쇼핑몰의 등록신고 절차와 광고심의 강화를 우선적 해결책으로 꼽는다. “허위매물은 일부 판매자(딜러)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중고차 전체의 불신과 피해 고통이 큰 것이 현실”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허위매물을 걸러내는 시스템 개발 적용을 통해 실제 존재하고 판매중인 매물만 광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관리감독을 통한 단속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제살 깍아먹기’라는 동업자 의식에 사로잡힌 업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 현상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중고차 허위 과장 광고는 2년 이하 징역이나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자동차관리법이 강화됐지만 허위매물 판매자는 대부분 팀으로 움직이며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활동하고 있어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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