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매매상은 계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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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매매상은 계륵인가
  • 곽재옥 기자 jokwak@gyotongn.com
  • 승인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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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80%’ 장안평중고차시장서 이뤄져

매매상 “면허가격 올라도 이득은 없어”

서울시, 투명거래·정보공유 사이트 구상 중

전국 곳곳이 택시 감차문제로 떠들썩한 가운데 개인택시 면허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양도·양수를 대행하는 매매상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에서 개인택시 매매거래의 70~80%는 성동구 소재 장안평중고차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울에서 거래된 개인택시 양도·양수 대수는 2429대로, 한 달 평균 약 200대에 이른다.

개인택시 매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인택시 매매·알선의 90% 이상이 장안평에서 이뤄졌지만 한때 몰지각한 중개인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횡령하는 사건이 터진 이후로 알선의 상당 부분은 개인택시조합 지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현재 장안평 밖에서 이뤄지는 매매의 20~30%는 대부분 택시미터기 회사에서 이뤄지는 형태”라고 말했다.

최근의 논란은 이처럼 매매상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면허가격과 대행 명목의 중간비용이 전체적으로 개인택시 면허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서 비롯된다. 이 경우 서울시가 추진 중인 택시총량제 및 감차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적절한 감차보상금 설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4월23일 현재 서울개인택시조합에 접수된 ‘양도·양수인가신청서’상에 기재된 양도가격은 실제 양수가격보다 15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차액은 면허양수자가 지불하는 셈이다. 개인택시업계 관계자는 “실제 개인택시 양수가격과 양도가격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한다”며 “이 차이를 실제 양도·양수 과정에서 생기는 알선·매매 대행 명목 비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매매업계에서는 대행 명목으로 받고 있는 이 비용이 면허가격의 등락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매상의 존재가 개인택시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매매업계 관계자는 “양도·양수 시 생기는 차액 가운데 명의이전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외하고 매매상이 챙기는 대행조의 비용은 일괄 50만원”이라며 “사업면허 권리금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수시로 변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초~4월 말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300~400만원 대폭 올랐던 것은 법인택시 15년 이상 장기 무사고 근속자에게 제공하고 있던 개인택시면허 양수 융자지원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와 매매업계 따르면 지원대상자 절반인 100명 가량이 현재 융자를 받아 개인택시를 양수한 것으로 추정되며, 4월 말 현재 면허가격은 다시 300만~400만원 가량 하락한 7500만(양도)~7650만(양수)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매매업계 관계자는 “지원대상자 가운데 융자나 양수를 받지 않은 이들은 실거래에 필요한 차액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융자지원이 끝나는 2016년 7월 1일까지 천천히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프리미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간비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개인택시 거래가 대부분 매매상을 통해 이뤄지는 데는 법제 미정비로 인한 양도·양수 인가 시 복잡한 절차상의 문제가 원인이 되고 있다. 우선 개인택시(사업용 자동차)를 양수하는 입장에서는 불법 양도·양수 혹은 면허취소 차량 여부를 구청·법원 등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상황이다.

또한 매매상의 입장에서는 개인택시는 비사업용 자동차처럼 해당 차량을 매입할 수 있도록 취·등록세가 면제되거나 명의를 이전했다 되팔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도자에게 면허가격을 지불한 뒤 면허를 담보로 가지고 있는 형태여서 위험부담이 크고, 그래서 다수 업자가 뛰어들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한편 서울시는 개인택시 프리미엄 상승을 막기 위해 앞서 감차보상금 내부 가이드라인을 정한 가운데 이번에는 양도·양수 투명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개인·법인택시 직거래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서울시 홈페이지, 개인·법인택시조합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카페’ 내에 구축하는 세 가지 안이 검토 중인 가운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개인택시 면허거래는 실거래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정보습득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따라서 “투명하고 건강한 양도·양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온라인 소통광장을 만들고, 여기에 최신시세와 택시정책 등을 게시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원칙하에 운영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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