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출, 환율 등 직격탄에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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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수출, 환율 등 직격탄에 큰 ‘타격’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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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출 대수∙금액 7~9%대 하락

1분기 수출 대수∙금액 7~9%대 하락

주요지역 시장 여건 악화도 영향 줘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던 정부 예측과는 달리 국내 자동차 업체 수출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과 국제 정세 등으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 한해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3월까지 승용과 상용을 포함한 국내 7개 완성차 업체 누적 수출 대수는 73만3760대로 전년 동기(78만7504대) 대비 6.8% 감소했다. 지난 2013년 동기 실적(78만184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승용차가 69만4853대 수출돼 전년(75만262대) 보다 7.4% 줄어든 게 영향을 줬다. 트럭도 2만5033대로 전년(2만6596대)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버스는 1만3874대로 전년(1만646대)과 비교해 증가했다.

수출 금액 하락 폭은 판매 대수보다 컸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106억6750만 달러(11조8409억원)를 기록해 전년(117억8986만 달러) 대비 9.5% 떨어졌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특히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 판로가 막혔기 때문. 유럽연합(EU) 수출은 9만1540대로 전년(9만4397대) 보다 3.0% 떨어졌고, 기타 유럽 지역은 1만7209대로 전년(5만2753대) 대비 67.4% 줄었다.

EU는 한국GM이 생산하는 ‘쉐보레’ 브랜드 철수 계획 여파를 받았고, 기타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세 불안 요인에 루블화 가치까지 40%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마찬가지 국제 정세 불안을 겪고 있는 중동 지역도 14만6193대로 전년(16만4509대) 대비 11.1% 수출이 줄었다. 아울러 중남미 지역은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 통화 ‘헤알화’ 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하면서 차를 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1분기 7만74대 수출로 전년(8만9957대) 대비 22.1% 실적이 감소했다.

반면 북미 지역 수출은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30만5245대를 달성해 전년(26만5612대) 보다 14.9% 증가했다. 이밖에 아시아 지역은 수출이 소폭 감소했고, 태평양 지역은 반대로 소폭 증가했다.

업체별로도 실적 부진이 뚜렷했다. 특히 감소세가 컸던 EU와 동유럽 지역에 주로 수출해왔던 한국GM과 쌍용차 실적이 크게 줄었다. 1분기 한국GM은 10만9864대로 전년(12만8189대) 대비 14.3% 감소했다. 쌍용차도 1만1658대로 전년(1만9658대)과 비교해 40.7% 감소했다.

현대차도 28만6194대를 수출해 8.1% 감소했고, 기아차는 28만7184대 수출로 9.5% 실적이 줄었다. 아울러 대우버스(45대) 실적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미 지역으로 ‘로그’ 2만4983대를 수출한 르노삼성차는 전체 3만6814대로 전년(1만288대) 대비 257.8% 실적이 증가했다. 타타대우(2001대)도 아시아와 중동 지역 수출 증가로 전년 대비 135.7% 늘었다.

수출이 침체된 사이 수입은 크게 늘었다. 1분기 누적 자동차 수입 대수는 7만3487대로 전년(5만4392대) 대비 35.1% 늘었다. 버스나 트럭은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반면, 승용차는 7만2263대가 수입돼 전년(5만3158대) 보다 크게 증가했다.

수입이 늘면서 수입액도 큰 폭 증가했다. 1분기 수입액은 24억995만 달러(2조6751억원)로 전년(18억4384만 달러) 대비 30.7% 늘었다. 소형차 수입이 늘었고,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금액 증가세가 수입 대수 증가세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1분기 자동차 무역수지는 82억5755만 달러(9조1659억원) 흑자를 달성했는데, 전년(99억4602만 달러) 보다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

업계 전문가 상당수는 1분기 수출입 실적을 근거로 “지난해 말 나온 정부 예측이 빗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자동차 수출이 국가∙지역 간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 보다 2%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엔저 영향과 쉐보레 브랜드 서유럽 철수 계획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와 FTA 관세 인하 및 르노삼성 대미 수출 확대 등으로 1.6% 증가를 예측했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환율 악재가 있지만, 수출 단가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수출액에 큰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은 이런 정부 판단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양상이다. 차량 1대당 수출 단가의 경우 지난해 1만4867달러로 2013년(1만4543달러) 보다 다소 올라갔지만, 올해 1분기 1만4538달러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 2009년 이후 지속된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 감소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며 여전히 낙관적인 자세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 주요 수출 지역 여건 악화 등으로 수출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지역 판로 개척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업체마다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이를 전략 수출 지역 시장에 알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하반기 실적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수출 하락에 대한 업계 현장 우려는 크다. 가장 큰 원인으로 엔화 약세가 꼽혔다. 최근 엔화가 100엔당 900원까지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주요 수출 지역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로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100엔당 900원이 될 경우 자동차 수출이 7.6%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대외 여건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점도 악재다. “환율은 물론 주요 시장 침체나 정쟁 등이 단시간 개선되지 않고서는 업체가 효율적인 운영과 제값받기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란 분석이 이런 이유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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