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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와 중국관광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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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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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말부터 불청객 메르스(MERS)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온 나라가 큰 시름을 앓고 있다. 관광성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이 한산하다. 외국인들도 한국을 메르스 ‘수퍼전파 지역’으로 간주하고 여행예약을 대거 취소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방한하기로 하고 예약을 취소한 외국인은 총 12만3390명으로 이중 중화권이 75.4%를 차지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 한국인 메르스 감염자가 홍콩을 거쳐 중국에 입국했으니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니 다른 나라들보다 중화권 국가의 방한 예약 취소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들에게 이번 메르스 사태와 방한 취소는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할 소지가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2000년부터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들은 연평균 21.5%씩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렇지만 딱 한 번 감소한 적이 있다. 2002년 하반기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SARS) 사태로 인해 2003년 중국인들의 방한인원이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그런데 13년 만에 한국에서의 전염병 발생으로 중국인들의 ‘사스’ 트라우마가 행동화된 것이다.

벌써 한국 대신 일본, 대만, 동남아 국가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다.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중국관광객 유치여건을 놀랄만하게 개선했으며, 주력 방문층인 버링․쥬링허우 세대들은 1980~90년대에 태어나 반일감정도 약하고 쇼핑, 유행, 감성 등을 추구하여 일본을 한국여행의 대안으로 삼는 것이다. 중국관광객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은 ‘젊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라면, 한국은 ‘젊은 여성들’의 관광지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연령대는 20~30대가 전체의 46.2%을 차지할 정도로 저(低) 연령화돼 있지만,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남성(37.5%)보다도 여성(62.5%)의 방문비율이 훨씬 높다. 벌써 메르스 사태로 인하여 이들 젊은 여성층들이 즐겨 찾는 면세점, 백화점, 호텔, 마트도 발길이 뚝 끊어졌다.

문제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관광정책 당국이나 관광사업자들도 중국관광객 유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 관광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민족감정과 질병사태에 의해 여행수요가 급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중국인들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일본을 더 많이 방문하였다. 그러던 것이 중․일간 역사왜곡과 영토분쟁으로 2011년부터 방일 중국인이 급격히 감소하고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또한 필리핀 및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외교갈등을 겪을 때 중국관광객이 급감하여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중국관광객들은 저성장 시대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자 블루칩이며, 관광부문의 ‘큰 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우에는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거나 판을 뒤집어 놓을 만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구실을 서슴없이 행사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부터 한․중 관광 교류는 줄곧 한국인의 중국방문이 방한 중국인수보다 많았다. 그러나 2013년 방한 중국인이 처음으로 수적 우위를 보이게 되었고, 2014년에는 방한 중국인수가 방중 한국인수보다 무려 200만 명이 더 많은 613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이제부터 중국시장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중국인 해외여행시장 대비 한국의 점유율을 보면 우리 정부와 관광업계가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중국인 해외여행자 9,818만 명중 홍콩과 마카오가 전체의 66.8%를 차지하였고, 나머지 33.2%를 가지고 전 세계 국가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하였다. 그런데 한국이 4.4%를 차지했으니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에는 시장 점유율이 5.6%까지 상승했다. 그래서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 방한 중국인수는 1,300만 명까지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금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앞으로 중국관광객을 계속 유치하고 우리가 원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중국관광객 유치가 양적인 성장에만 매몰되어 환골탈퇴도 못하고 있고, ‘저가 덤핑상품을 내걸고 관광객을 유치해 와서는 바가지요금 씌우는’ 것이 대단한 기술인 것처럼 호도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속가능성’을 관광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앞으로 예상되는 각종 위기에도 굳건히 견딜 수 있는 질적 관광산업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중국인 맞춤형 관광서비스, 한국형 여행의료서비스 제도화, 고 효율적 방문객 관리, 중국인의 지방분산과 관광거점 육성, 고부가 관광콘텐츠 발굴 등 ‘중국인 친화형 관광 패러다임’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

<객원논설위원-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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