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운수업 교통안전 성공시리즈<3> 서울 신촌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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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교통신문 공동] 운수업 교통안전 성공시리즈<3> 서울 신촌교통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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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요율 2007년 175%서 작년 60%로
 

운행기록 과학적 분석‧활용이 관리 요체
핵심전략은 개인별 평가‧시민 모니터링
운전업무에 대한 ‘가치관 부여’도 큰 몫

서울 ‘신촌교통’이라고 하면 서울 버스 관계자라면 누구나 다 안다. 서울 서부지역에서 50년 이상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오랜 연륜의 버스기업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80여대 차량을 보유한 회사가 한동안 연간 10억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오다 현재는 3억원을 밑도는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보유대수도, 재직 운전사 숫자도, 운행 버스노선에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신촌교통은 무슨 수로 그런 놀라운 보험료 절감 실적을 낼 수 있었을까.

신촌교통의 변화의 시작은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복잡한 도심을 거치는 노선을 운영하는 신촌교통은 교통사고에 노이로제가 걸려있었다. 구불구불 느린 속도로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교차로와 횡단보도를 거쳐야 하기에 크고작은 교통사고 발생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도 없지 않았다.

경력 운전자들이, 그것도 매일 같은 구간을 반복하면서 조심 운전을 해도 보행자가 많은 지역을 일상적으로 거쳐야 하는 까닭에 운행여건 상 교통사고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 쯤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일상다반사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회사 경영을 심각한 수준까지로 내몰아 갔다는 사실이었다. 버스 회사의 총 지출 경비 가운데 어느 요소도 각각이 차지하는 한계 비중이 있고 이것을 초과하는 순간 회사 경영에 치명적 위험을 부른다는 사실은 불문가지. 신촌교통의 경우 교통사고 다발로 인한 보험료 수준에 몇 년째 붉은등이 켜졌던 것이었다.

위기를 인식한 회사는 교통안전 문제에 본격적으로 고민을 거듭하다 마침내 결론을 내린다. 관행적으로 이어온 안전관리체계를 대수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교통안전 업무 시행 방침을 만든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2007년부터 운전 전반에 관한 데이터를 만들어 축적하기 시작해 이것을 바탕으로 운전자 개개인의 운전특성과 잘못된 운전습관 등을 발굴해내는 작업을 시작으로 데이터를 가공, 실제 운전에 필요한 요소로 운전자들에게 제공하는 등 변화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기술적인 변화를 모색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운행기록계 관리‧운행기록자료 보관 및 운영 방침과 교통안전공단의 운행기록 관리시스템이 크게 도움이 됐다.

회사는 운행기록계 자료를 근거로 객관적인 사고 감소 대책의 일환으로 2007년 ‘운전기사 개인별 평가제도’를 실시한데 이어 2011년부터는 ‘시민모니터링 제도’를 시행했다.

개인별 평가는 안전운행과 운행실태, 안내멘트, 자재관리, 차량 점검 등 16개 세목으로 나눠진다. 평가방법으로는 안전운행 평가의 경우 매주 2~3회 운행자료를 검출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운행실태 평가는 모니터 요원에 의한 전수조사 결과를 반영한다. 평가결과는 다시 운전기사 개인별로 매월 부여한 100점에서 평가점수를 반영해 가․감점하는 방식이다.

시민모니터링은 매월 평균 9명의 순수 버스 승객을 대상으로 선정한 모니터 요원을 통해 운행실태를 점검하게 하는데, 각 노선별로 요원의 활동시간은 자유다. 첫차부터 막차까지 어느 때나 지정된 노선의 운행 차량에 탑승해 운전기사의 안전운전과 친절 서비스 여부 등 모두 16개로 구성된 항목을 체크, 그 결과를 이메일로 회사에 전송한다.

이에 회사는 모니터링 결과를 취합, 지적사항을 바탕으로 한 모니터링 내용을 배차실 게시판에 공시, 운전기사들이 일일이 확인하도록 했다.물론 지적사항에 대한 교정교육도 시행했다. 개별면담을 통해 문제점을 일깨우고 기사 공통사안에 대해서는 좌담회나 전체 교육을 통해 개선점을 짚어줌으로써 문제점이 단순반복되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는 문제점 지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안전운행 평가 결과에 반영해 우수 운전기사 선정의 핵심자료로 활용된다. 회사는 그렇게 선정된 우수기사들에게 매년 단체여행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사들은 회사가 잘 한 만큼의 보상을 전제한 교통안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평가제도 등에 기사들이 처음부터 긍정적인 수용태도를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력이 있는 기사들은 나름대로 베테랑으로써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특히 운전에 관한 사항만큼은 회사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입장이 완고했다. 그런 기사들의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변한 데는 역시 운행기록의 축적이 큰 역할을 했다. 기록지에 나온 결과물은 어떤 것도 빠뜨리거나 조작할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놓고 운전자가 ‘맞다’, ‘맞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매달 작성돼 나오는 개인별 ‘운행기록 분석 및 교정교육 일지’에는 운행기간 중 위험운전행동 요인이 빈도별로 나타나 있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위험수준인지를 표시해놓고 있다. 또한 요일별 특성과 시간대별 특성 등을 버스운수업종 평균치와 비교해 일지에 적시한 다음, 종합진단결과를 최종 의견으로 덧붙여 운전자가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 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은 진단결과 개선점에 대해 집중, 운전기사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쳐 더욱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거듭되면서 이제는 신촌교통의 전 운전기사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운전에 참여하고 협조해 이제는 안전관리가 하나의 완성된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회사의 이같은 노력이 눈에 띌만한 성과로 나타나는데 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사고와 관련한 각종 지표는 분명해 개선되고 있었고 그 속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빨라졌다. 대표적인 사고 관련 지표로 이 회사의 자동차보험료를 살펴보면, 2007년 처음 운행기록 관리가 시작되던 해의 대인․대물 보험료는 총 10억원이 넘었고, 그 다음 해까지 과거사고 기록의 영향이 남아 2008년에는 무려 11억원이 넘는 보험료 부담을 안아야 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8억7천여만원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서 2010년부터는 깜짝 놀랄만한 결실로 이어졌다. 2010년 5억 1천여만원에 이어 2012년 2억9천여만원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계속 2억원대를 넘어가지 않았다.

2007년 10억원의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다면 지난 7년간 30억원 이상 보험료 절감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보험요율은 175%에서 60%인 최하한선까지 낮춰져 신촌교통은 바야흐로 ‘대표적인 교통안전업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십수건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가 나오곤 했던 지난 날과는 전혀 달라져 2014년 신촌교통이 발생시킨 교통사고는 단 2건에 5명이 부상을 입는데 그쳤다.

신촌교통의 놀라운 변신은 정부의 교통안전평가지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2012년 교통안전평가지수에서 서울 시내버스 66개사 가운데 49위에 머물던 것이 2014년 기준 2위로 부상, 교통안전 최우수 업체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신촌교통의 교통안전 성공은 이와같이 과학적인 분석시스템과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운용해나가는 직원들의 능력과 자질이다.

신촌교통은 사무 관리직 뿐 아니라 정비직도 능력개발과 자질 향상을 위한 내‧외부 교육, 워크샵 등에 참석토록 해 자신들의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끌어내고 있다.

기사들도 운전업무에 대한 확고한 가치를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우선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자기 확신을 기사들이 가져야 하며 안전 문제 역시 운전하는 자의 ‘내적 동기’가 만들어져 발현될 때 비로소 지향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이같은 경영철학을 그래픽화 해 회사 배차실을 비롯한 곳곳에 부착, 종사원들의 참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왜 운전을 하는가’에서부터 ‘어떻게 운전을 해야 하는가’를 거쳐 ‘그래서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로 이어지는 질문은 ‘일의 의미’를 알고 핵심가치(안전)로 실천할 때 꿈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 회사의 경영철학인 셈이다.

이제 신촌교통은 정신적으로 성숙한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사고를 줄여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인한 이상 그들의 노력은 이후에도 정체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더 높은 가치가 존재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분명한 사실이다.

 

 

 

● Interview 김창용 신촌교통 운영부장

“정류장에서 주변의 교통사고 동영상 볼 수 있게 한다면…”

 

“‘해보니 되더라’라는 확신을 얻은 것이 큰 소득이지요. 근로자들도 스스로 알아서 잘 해주고 있고요.”

김창용 신촌교통 관리부장(55)는 회사의 놀라운 교통사고 감소 실적을 운전직 근로자의 공으로 돌렸다. 운행기록 관리에 자신을 포함한 여러 명의 사무직원이 늘 달라붙어 씨름해야 할 정도의 근로 하중이 크지만 결국 사고 발생여부는 현장의 근로자들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 ‘어떻게 하면 사고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제는 ‘무엇을 더 개선해야 할까’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안전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배차 문제입니다. 그것은 회사도, 운전자도 어쩔 수 없는 외부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제안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에 주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 장비를 운영한다면 시민들에게 안전에 관한 경각심을 월등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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