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총량제 시행, 무엇이 어떻게 변했나]<3>교통안전·공제경영 안정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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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 총량제 시행, 무엇이 어떻게 변했나]<3>교통안전·공제경영 안정 기여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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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사고 7.3% 사망자 14.2%나 감소
 

사고보상비 줄여 업체·공제경영 개선 기대
수급조절 효과 극대화 위해 지속관리 절실

전세버스 총량제 전환(수급조절) 직후 운수업계에서 나온 반응은 이랬다. “이제 사고 줄게 됐네”, “공제조합도 좋아지겠다” 등 긍정적인 코멘트가 대부분이었다.

외부의 반응은 실상 객관적이라 할 수 있다. 전세버스가 어느샌가 ‘운수사업 최대의 교통안전 취약점’으로 인식되고 있었던 상황에서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던 셈이다.

전세버스 교통사고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것이었고, 언론에서의 표현대로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악몽’과도 같은 것이었다. 단일 사고를 분석해보면, 사고 원인으로 ▲운전자의 졸음이나 운전 부주의 ▲불량 타이어 장착 ▲브레이크장치 고장이 대부분이었는데, 여기에 더해 안전띠 미착용으로 인해 피해규모가 더욱 커져 사회문제화 됐던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안전띠 착용만 철저히 하면 전세버스 사고는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지만, 운수업계 전반의 시각은 그것과 달랐다.

알게 모르게 이뤄지고 있는 지입제가 교통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몰라도 운수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근본적인 원인을 더듬어 지입제가 어떻게 전세버스업계에 만연했는지를 따져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입제는, 면허제로 유지되던 전세버스운송사업이 등록제로 전환돼 진입장벽이 해소되면서 급속도로 사업 참여인구와 차량이 늘어나면서 만든 기형적 제도다. 영세한 차주들이라도 차량 한 대만 소유하면 불법 여부를 떠나 업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의 경영 악화를 불러 영세화를 가속화 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지입 차주들은 열악한 운송현장에서 최소한의 운송수입을 벌기 위해 무리운전을 감행하기 일쑤였고, 그런 상황은 ▲운전자 피로 누적 ▲차량 정비․점검 소홀 ▲체계적 운행관리 부재를 낳았고 마침내 잇따라 대형사고를 야기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등록제-지입제-교통사고의 연계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지 않고는 전세버스운송업계 전반이 끊임없이 교통사고 불안감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업계 내외에 대두됐다.

그리하여 마침내 전세버스운송사업 총량제 전환으로 2014년 7월 29일 수급조절이 시작됐는데, 이로써 급증하던 등록대수는 극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 그런데 여기서 수급조절 전후의 전세버스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정도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2014년 1~8월 중대 교통사고 발생건수 102건에 이로 인한 사망자가 32명이었으나, 2015년 1~8월에는 중대 교통사고가 95건,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돼 중대 교통사고는 7.3%, 사망자는 14.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로 놀랍고도 엄청난 변화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평균 65.8명에 이르던 전세버스 교통사고 연평균 사망자수가 올해 처음을 50명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세버스 교통사고 지표의 개선은 먼저 업체 수익성 개선이라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전세버스 교통사고를 전담하는 전세버스공제조합 경영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업계 전체로 볼 때도 큰 이익이다. 사고 감소로 피해보상 비용이 절감되면 그만큼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금(분담금)도 줄어든다. 그 선순환의 첫 단추가 이제 막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버스 사고 감소는 이제 시발점에 있다. 계속해서 이 추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교통전문가들은 물론 업계 역시 정부의 총량제 시행에 따른 지입 해소 의지가 결국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지입제 해소-사고 감소를 통한 업계 영세화 개선이라는 사이클이 더욱 굳건해질 때까지 수급조절의 고삐를 더욱 강도 높게 당겨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정부는 전세버스 지입 해소와 사고 예방을 위한 목적의 하나로 운행기록증 제도 시행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수급조절 국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버스 운행계통을 투명하게 하고, 운행관리와 안전관리를 체계화 하기 위해 도입하는 운행기록증에는 차량의 운행목적과 운행일시, 경로, 운전자격, 그밖의 정부 제공 정보를 기재해 차량에 부착토록 함으로써 이용자에게는 전세버스에 대한 신뢰도를 증진시키고, 운전자에게는 안전운전에 관한 책임의식과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조절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어렵게 가닥을 잡은 전세버스운송사업의 정상화 과정은 사업자와 종사자 모두가 소중히 지켜내야 하겠지만, 이보다 이용자 국민의 신뢰에 제도 시행자인 정부의 올바른 판단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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