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공사와 사회적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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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공사와 사회적 갈등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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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KTX 노선 건설작업이 한창 진행될 무렵 경상남도와 부산을 잇는 구간에 위치한 천성산의 환경 파괴 우려를 내세운 공사 중단 요구로 실제 공사가 1년반 가까이 지연된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천문학적인 지연공사비를 감수해야 했으며, 수년이 지난 지금 ‘도룡뇽 서식지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던 천성산의 환경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공사 때도 비슷한 환경 파괴 논란이 있었고 그 바람에 공사가 지연돼 시간과 비용을 허비한 적이 있다.

최근 여러 민자고속도로 공사가 계획단계에서부터 심한 반발로 쉽게 진척되지 않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물론 반대하는 목소리는 존중돼야 하며, 어떤 이유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확실히 확인해야만 하고, 진짜 문제가 되는 일이 있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사를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제기되는 문제들이 과연 공사를 변경하거나 취소할만한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이며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

지역 주민의 삶의 연속성을 파괴한다든지, 공사 주체의 대비에도 불구하고 환경적 재앙이 예고된다면 공사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또 사회간접시설이 갖는 공공성 측면에서의 판단은 어떻게 존중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말하자면 그와같은 일에서의 갈등요소를 아우를만한 사회적 논의기구, 특히 법적으로 권한과 권위를 갖춘 논의의 장이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시대는 갈수록 복잡다기화 해 갈 것이며 그럴수록 갈등 요인은 더 많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개발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는 사회적 논의 구조, 늦었지만 이것은 여전히 절실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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