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치 예고된 해외직구…‘득과 실’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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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치 예고된 해외직구…‘득과 실’ 양면성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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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수출 증진 ‘역직구’ 총괄 지원 창구 개설돼야”

‘저물가․CPI’ 체감도 이상…“직구 물량 능사 아냐”

“중소사 수출 증진 위한 역직구 대책 뒷받침돼야”

 

연말연시 대비 해외직구 등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특송 부문 준비돼 있는 물류정책 지원 사업의 가동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산업계 입장은 한층 더 확고해졌다.

최근 업계 내부적으로 언급된 내용으로는 해외직구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기반으로, 화주이자 전자상거래 판매자들의 국제화 지원과 수출입 통관에서의 축적된 빅데이터 자료 공개 등이 포함돼 있다.

관련 업체들은 해외직구․국제특송 관련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반의 정책 대안이 수렴돼야만 내수경기는 물론, 소비심리 회복 여파로 침체기 놓인 수출입 부문에서도 반등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송물량 밀물…방어준비 임박

이달 들어 해외직구 관련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오는 27일 개장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내달 연말연시 행사와 관련된 예약 주문 물량이 지난해보다 더 공격적으로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무료배송 쿠폰부터 이미 할인된 가격에 반값할인을 추가거나, 1+1 행사와 같은 파격적인 판촉행사가 해외 쇼핑몰뿐만 아니라 국내 온라인몰에서도 별도 적용되면서 국내 반입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돼 있다.

그간 해외직구 추이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수입물량, 즉 해외직구 거래량은 1115만건선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46.5%라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115만 8000건, 약 1조 1356억원으로 잠재가치가 충분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돼 있다.

해외직구 대상국 범위가 미주권에서 아시아권으로, 유럽까지 확대되면서 전자상거래 인터넷 쇼핑이 가능한 국가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해외 직구 시장규모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는 올해 성장 전망치는 24억달러 규모 분석돼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최대 207억 달러 규모로 해외 직구 시장규모 확대 가능할 것으로 제시했다<관련기사>.

해외영업 네트워크를 가동 중인 택배 물류사들 경우, 이미 물량증가를 고려해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고, 해외 주요거점에서 활동 중인 구매대행 사설 업체들도 해외직구 배대지(배송대행지) 인프라 점검에 착수했다.

관련 업체들은 정확한 예상수치를 가늠하기 어려우나, 전년보다 그 이상 수준의 물량이 국내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연시 기간내 불협화음 없이 소화해낼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직구 ‘약이냐 독이냐’

“올 1분기 기준 처리한 택배물량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이 기간 하루 취급량 511만 상자라는 경이로운 결과물이 나왔다. 내년 설 명절 내수 거래량 외에도 연말연시 해외직구 물량을 합한 수치는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부진을 타진하려는 매개물로 해외직구와 역직구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 물량 및 연말연시 특수를 통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 택배 물류사들의 내년도 행보도 탄탄대로다.

기존 오픈마켓에 소셜커머스사와 대형유통사들의 온라인 채널까지 추가되면서 해외직구 접근성과 주문발생에 따른 택배 물량 증대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금인하 등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이 가중되면서 해외직구가 저물가 기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 요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개편안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령 소비 진작 차원에서 추진된 소액면세 물품가를 150달러로 변경, 목록 통관 기준 또한 완화하는데 이어 특급 탁송화물 과세운임까지 인하한다는 내용의 해외직구 활성화 정책 효과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된 부분은 타국으로 송출되는 역(逆)직구 물량 활성화를 위한 개선사업에 따른 정부지원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채, 해외직구 독려 차원의 각종 대책이 추가되면서 세금면제가 적용되는 해외직구 상품과의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내 중소형 상품들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내수에서의 저물가를 초래하고 내수시장 상황을 실제와는 다르게 해석 가능케 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제특송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관세청의 해외직구 관심 품목 103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된 품목의 물가상승률을 분석해 보면 해외직구 품목 경우, 물가상승률이 6.3p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해외직구가 CPI 체감정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해외직구를 통한 구매대금이 국내 온라인 소비판매와 내수소비에 반영되고 있고 택배 물류산업의 성장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실제 내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는 오류가 나오고 있다”며 “소비진작 차원에서의 문호개방도 필요하나, 해외직구 물량에 고전하고 있는 내수 중소형 업체 및 자국 산업계 보호와 수출 경쟁력 증진을 위해 역직구에 대한 대책이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락 위기 “역직구가 답이다”

해외직구가 소비자물가 하락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 증대로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 및 거래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의 필요성이 최근 대두되고 있다.

물류 부문에서는 후방산업의 부가가치를 견인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충분한 점을 감안, 국내 중소사의 역직구를 위한 인프라 및 제도 지원이 해외직구 활성화 정책과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내수 시장에 주력하는 중소기업보다 성장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 반면, 아직까지 상당수 업체가 성장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해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FedEx가 공개한 ‘중소사 수출․입 연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역직구 등을 통해 수출 길을 열은 중소사 경우 24%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내수 시장에 주력하는 중소사 중에서는 12%만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신규시장을 개척을 택한 국내 중소사 경우 수출로 연간 1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조사 대상 14개 국가 중 역직구에 도전하는 업체 규모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국내 중소사에게 수출을 통한 판로개척 기회를 부여한다면, 국가경쟁력은 물론 외화벌이와 신규사업 투자에 따른 자금융통이 내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경제구도가 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실제 국내 중소사 중 10%만이 글로벌 시장 진입 성공을 위한 충분한 지원을 받았다고 답한 만큼, 수출에 필요한 비용과 환차손에 대한 정부 지원, 컨설팅 등의 내용이 담긴 역직구 증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거래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직구 거래빈도가 커지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는데, 이용자 편의성을 위한 결제시스템 등에 따른 인프라가 신속하면서도 능동적으로 실시간 업데이트돼야 한다”면서 “그간의 부정적 효과 및 사례 정보를 바탕으로 정부주도방식의 역직구 플랫폼을 신설함으로써 외국인 소비자에게는 신뢰성을, 국내 중소사에게는 기회의 장을 제공함과 동시에 국제특송 부분에서의 통관절차 간소화 및 배송체계 다양성을 위한 역직구 총괄 지원 창구가 개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직구 추이를 보면 2년전 4000개 정도였던 국내 역직구 온라인몰은 지난해 1만 5000개로 늘었으며, 거래액은 연평균 114.5%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4406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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