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부품 인증제, 정부 지원책 불구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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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부품 인증제, 정부 지원책 불구 “답 없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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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업 정책자금 투입...무상보증 수리 법제화

시장 활성화 칼자루 쥔 디자인권은 산통위서 폐기

정부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핵심 사안인 디자인권 문제 등은 국회에서 개정안이 폐기되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방안은 대체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정책 자금을 지원하고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대체부품 사용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추진하는 데 반해 올 초 인증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은 2종으로 제조사의 디자인권 및 보험업계와의 협의부족 등으로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일 국토부와 한국자동차부품협회가 서울 중구 STX 남산타워에서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설명회’를 열고 대체부품 인증제도에 대한 부품, 정비업계 등 관련업계의 이해를 높이고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국토부는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대체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을 투입, 지원할 계획이다. 자동차부품 소재산업 등 9개 전략 산업 분야 중소기업은 최대 45억원, 지방소재 기업은 50억원까지 지원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매출액의 150% 한도 내에서 지원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또는 금융회사에서 신용담보부 방식으로 대출할 것으로 보이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대출 신청을 받아 사업 계획 등을 검토해 융자를 결정한다.

무상보증 수리 거부를 금지하는 내용도 법제화 될 방침이다. 이르면 연말까지 대체부품 특약에 관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부품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통합정보 시스템도 마련된다. 대체부품 사용에 따른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이력추적 시스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대체부품'이란 용어에서 오는 부정적 인식을 감안, 소비자들에게 정부 인증품임을 각인하기 위해 앞으로는 '인증품'으로 용어로 통칭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증기관과 협력해 현재 외장 부품에만 한정돼 있는 대체부품 품목을 기능성 소모부품까지 확대한다. 내달까지 냉각팬, 라디에이터, 발전기 등 24개 품목으로 늘리고, 2020년까지 8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체 부품 시장에서 대체부품 활용율이 전체 부품시장에서 최대 1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기 국토부 사무관은 “소비자 권익 향상은 물론 대만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대체 부품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비업계와 인증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2016년 12월에는 제조사들의 부품 디자인에 대한 특허권을 축소시키는 방안으로 디자인 실시권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온 디자인권 문제는 쉽사리 해결책을 찾지 못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의 반발이 워낙 거세고,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최장 20년에 이르는 자동차 외장 디자인 독점권을 3년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디자인 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폐지했다.

개정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특허청 관계자도 “대체 부품을 디자인권 대상에서 제외하면 디자인보호법의 큰 기조가 무너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순정품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만으로 20~30%의 공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리용 부품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태생부터 성공할 수 없는 제도로 우리의 산업구조상 완성차의 허락(?)없이 이 제도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디자인보호법이 바뀌지 않으면 생산 가능한 대체부품 수가 크게 줄어든다"며 대체체부품 활성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디자인권 논란은 해외라고 예외가 아니다. 외국에서는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9개국과 호주가 정비용 자동차 외장부품에 대해 디자인권 침해로 인정하지 않는다. 법률을 통해 수리를 목적으로 한 외장 대체부품에 대한 디자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업체의 '약탈적 디자인권 설정'을 막고 부품시장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일부 정비용 외장부품에 대해 디자인권 존속기간을 30개월로 단축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외 주요국은 대체부품 활용율이 최고 40%에 육박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대체부품 활용율은 프랑스는 43.2%, 미국은 34%, 독일은 19.8%, 일본은 1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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