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항공업계 마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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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항공업계 마찰 심화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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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위기에 빠진 국·내외 항공사들의 공항이용료 인하 등 지원 요청을 외면, 항공업계와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모임인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아시아 각국의 공항들이 사스 여파로 최악의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덜
어주기 위해 착륙로 인하, 시설임대료 인하 등 각종 지원조치를 내놓고 있으나, 인천공항은 항공업계의 지원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OC에 따르면 대만의 국제공항이 지난 달 15일 국제선 착륙로를 6개월간 15% 인하한 것으로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중국 등 국제공항들이 잇따라 착륙료를 10∼50%까지 인하했다.
또 이들 공항들은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사무실 임차료를 10∼20% 내렸으며, 수하물처리시스템(BHS) 등 각종 시설 사용료도 인하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 같은 국제공항의 이용료 인하 움직임과 반대로 지난달 1일부터 탑승수속 카운터 25%, 라운지 시설 임대료 12.5∼38% 각각 인상했다.
이에 대해 AOC는 "시설 사용료 및 임대료 인상조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착륙료 10% 인하 ▲2004년까지 BHS 인상요율 적용 유예 ▲시설 사용료 동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최근 공사, 건교부 등 항공당국에 공문을 보내 인천공항의 이용료가 다른 국가 공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항공사들의 인천공항 취항 기피 현상이 나
타나고 있다며, 공항 이용료 인하 등 항공사 지원방안을 촉구했다.
그러나 공사는 지난 1단계 건설 투자비용에 따른 인천공항의 적자 가중 등을 이유로 항공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이자부담 등에 따라 798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예상되는 데다 사스에 따른 공항 이용객 급감으로 약 400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우려되고 있는 등 공사도 어려
움을 겪고 있다"며, "개항 당시 공항 사용료를 타 공항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해 인상이 불가하고 현재 공항의 상황도 어렵기 때문에 인하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동북아의 허브공항을 지향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큰 고객인 항공사들의 위기상황을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OC 관계자는 "사스 여파로 항공사들이 운항편수를 줄이거나 철수하는 등 인천공항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사가 항공업계의 지원요청을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국제 항공
업계로부터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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