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의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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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의 맹성을 촉구한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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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원이라는 정부 부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사회적 경륜이 꽤나 있는 사람이다. 경제기획원은 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정부의 경제부처 이름이다. 지금의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셈이다.

그런데 그렇게 막중한 일을 하던 부서가 시간이 지나 권력화되고, 권위주의에 빠지면서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국민적비판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지금 ‘관피아’라는 단어조차도 예전 ‘모피아’에서 따온 것이라는 말이 있다. ‘모피아’란 경제기획원의 후신인 재무부의 힘을 바탕으로 재무부 출신 공무원들이 금융과 산업계를 장악하던 시절 그 서슬이 ‘마피아’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만들어진 단어다. 물론 이후 또다시 정부조직법이 바뀌면서 ‘모피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곤 했다.

최근 열린 보험표준약관 개정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인사는 약관 개정을 주도한 금융감독원을 두고 ‘예전 모피아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업무 연관성이나 인적 교류 등을 통해 금융감독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손해보험사만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보험소비자나 자동차 사고 피해자, 렌터카사업자 등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가 공감해 자동차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험사들의 보상서비스를 보험사에게 유리하게 고치려 한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보험이용자협회 관계의 지적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렌터카 사업자들의 반발은 이를 뒷받침했다.

이런 구도라면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평범한 시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자동차가 사고를 당해 정비공장에서 수리를 하는데, 수리비용에 대해 정비업계는 ‘보험업계에서는 늘 적정 수리비에 못미치는 비용을 주려 한다’고 항변해 왔다. 시간당 공임을 어떤 논리를 동원해서라도 현실화 해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그와 관련된 거듭된 문제제기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손해보험사, 나아가 금융감독원의 편향된 태도는 개선돼야 한다. 왜 그들과 관련된 다른 업계는 늘 ‘우리만 손해를 본다’고 말하는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거래하는 한편에서 심하게 아프다고 하면 그 거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금감원, 손보업계의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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