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구매결정에 회사 윤리성 따진다”...소비자 기준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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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구매결정에 회사 윤리성 따진다”...소비자 기준 ‘엄격’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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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車 소비자리포트, 국산차 능력 있지만 경영은 후진적

수입차로 이탈 어쩌면 당연...“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국내 소비자는 자동차를 볼 때 단지 차만 보는 것은 아니라 가격, 품질 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의 역할과 활동 등 다양한 측면을 모두 고려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가 수입차를 사려는 이유는 차의 품질이 좋고, 가격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반해 국산차를 멀리하는 이유는 차보다는 회사 이미지에 대한 선호도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자동차 소비자리포트 ‘제품과 브랜드, 어느 편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새 차를 구입한지 1년 이내인 소비자 4만2858명에게 차를 사면서 그리고 산 후 경험한 ‘고객관리’, ‘기능 및 성능 등 제품 품질’, ‘경험한 AS’, 그리고 ‘제작사의 모든 측면(제품, 서비스, 이미지 등)’에 대해 평가하게 했다.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것인지 물어 각 측면의 체감만족도(1000점 만점)를 구한 결과, 4개 측면 중 종합적인 회사만족도와 자동차 품질에 대해서는 수입차가 국산차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AS는 국산차가 다소 앞섰고, 영업 및 고객관리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있어 국산과 수입 간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회사만족도’로 수입차는 751점, 국산차는 698점으로 53점 차의 가장 큰 간극을 보였다. 다른 점수와 연관해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국내 소비자의 국산차의 ‘회사만족도’가 유별나게 낮기 때문이다. 이는 유일하게 700점 미만일 뿐만 아니라, 차상위 점수인 ‘영업․고객관리’(721점) 보다도 20점 이상 낮은 점수다.

예전과 달리 국산차의 경우 소비자가 선택해 그 회사의 차를 샀고 그 차에 대해 비교적 만족하지만, 그 회사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회사만족도도 낮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국산차 구매자와 대조를 이뤘다.

2년 내 차를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소비자에게 ‘연구개발 능력’, ‘대 고객관계’, ‘경영’ 등의 12개 측면에서 한국 자동차회사가 어느 정도 국제경쟁력이 있다고 보는지를 물은 결과, 전체 구매계획자가 5점 척도에서 상위 2범주(세계 최고 수준+평균 이상 수준)로 평가한 비율을 보면 ‘마케팅 능력’이 49%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다음은 ‘디자인 능력’(48%)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마케팅 능력’과 ‘연구개발 능력’에는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제품 신뢰성’은 낮은 평가를 나타냈다. 더욱이 ‘고객지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었고 ‘경영 행태’에 대해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종합하면 소비자들은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능력’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제품’은 미흡하고 해외 자동차회사들과 달리 세습경영 등 여전히 구태를 버리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경영 행태’를 후진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구매계획자를 나누어 보면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12개 측면 모두에서 훨씬 더 비판적으로 국내 자동차회사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덕적․사회적 책임 인식’, ‘경영의 투명성’, ‘노사 화합’등 윤리적인 측면에 대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한국 소비자들이 국산 자동차회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이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때문이 아니라 경영의 폐쇄성과 윤리성에 있음을 나타낸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가 수입차로 옮겨 가려는 태도의 이면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 보다는 국산차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며 “능력은 있지만 윤리적으로는 좋게 평가할 수 없어 이런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실제보다 더 매력적으로 판단하고 옮겨가려는 것은 자연스런 선택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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