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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예의지국’으로 되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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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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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지난 설 연휴 기간 중국관광객이 대거 방한했다. 서울 명동에는 ‘중국인 반 내국인 반’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그런데 한국이 좋아서 기꺼이 찾아온 중국인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사실 여부를 떠나 중국인 청년이 동대문 노점에서 ‘김밥 한 줄을 1만원이나 주고 샀다’는 언론기사는 많은 국민들을 공분시켰다.

매년 2000만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나가고 있을 정도로 국제관광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도 해외에 나가서 가끔 불친절하고 대접이 소홀할 경우 상당한 불쾌감을 갖게 된다. 하물며 세계관광시장의 큰 손이자 연간 1억 2천만명 이상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유독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흉금을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한 때 한국인들은 세계 최고의 ‘친절한 국민’이라 칭송받았지만 선진국으로 부상하면서 국민들의 친절의식은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강변할 수 있으나 국가간 비교를 해보면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임을 깨닫게 된다. 세계경제포럼(WEF)가 조사한 세계 각국의 외국인에 대한 호의적 태도 순위를 보면, 2007년 124국 중 111위에서 2013년에는 140개국 중 129위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작금의 외래객에 대한 불친절 행태를 보면, 이 순위를 믿고 싶지 않으려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믿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국인의 친절본성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 미뤄지면 세계 관광교류 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일찍이 우리는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면 만사 제쳐놓고 환대하며 같이 즐거워했던 미풍양속을 간직해왔다. 공자(孔子)의 유교사상이 집대성된 논어의 학이편(學而篇) 제1장에는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면 불역낙호(不亦樂乎)아”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는 우리 민족의 손님맞이 자세를 형성하는 교본이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칭송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공자도 자기의 평생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禮)를 배우는 것이라고 전해져 온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예의바른 민족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데, 작금의 한국은 과연 중국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아마 조금 더 잘 산다고 우쭐해하는 한국인들이 역겹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대접해야 할까? 독일의 대표적 철학자인 칸트(Kant)에서 한 수 배워보자. 세계시민주의를 제창한 칸트는 이방인이 타국을 들어올 때 적대적으로 취급되지 않을 외국인의 권리로 ‘방문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환대 실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환대의 실천은 나라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수행될 수 있다. 우리는 정(情)을 핵심가치로 내세웠으면 한다.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Le Clezio)는 “한국의 정을 좋아한다”며, 정을 한국사회 곳곳에 깊숙한 뿌리를 내고 있는 독특한 고유문화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2016~2018 한국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친절문화 확산을 위해 ‘K-스마일(Smil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이 담긴 친절한 미소를 창출해내야 한다.

한국이 중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인들에게 동방예의지국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친절의식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에 대한 환대 개념을 자아와 타자(他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나 역시 내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면 타자가 될 수 있음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한국’이라는 공간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우리가 잘 환대해야 할 타자임을 설득해야 한다.

외국인들에게 제공하는 우리 국민의 환대서비스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불공평’이다. 부유한 구미권 관광객들에게는 굽실굽실할 정도로 과분한 환대서비스를 제공하는 관행도 문제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겐 ‘잘 살지 못한다’는 선입관을 갖고 편견과 오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관광업계는 서비스의 표준화를 통하여 모든 외국인들에게 성심성의껏 예우하는 관행이 형성되었지만, 문제는 관광부문 이외의 서비스 접점이다. 즉 방한 외래객중 개별여행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들이 이용하는 교통, 쇼핑, 음식 등의 공간은 여전히 사각지대처럼 방치되어 환대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우리나라는 인․아웃바운드 모두 2000만 시대로 진입한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 관광대국으로 예우 받으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국민의 환대의식 개선이 제1순위이다. 다시 한 번 동방예의지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객원논설위원-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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